10일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의 이동 경로/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북한이 10일 오전 평안남도 내륙에서 동쪽 방향으로 미상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 

이번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24일 함경남도 선덕에서 '새로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라고 주장한 2발의 발사체를 쏘아올린 지 17일 만의 일이다.

올해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는 지난 5월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KN-23(5월 4·9일, 7월25일, 8월6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7월31일, 8월2일),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8월10일, 16일) 등 단거리 발사체 '3종 세트'로, 이날까지 쏘아올린 발사체를 포함하면 총 10번째이다.

전날 9월 중 북미 대화를 재개하자는 뜻을 공표한 상태에서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 도발에 나서자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전날 밤 담화를 통해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들고 나올 것을 주문하며 “새로운 제안이 없다면 거래는 앞으로 끝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부상이 담화를 발표하기에 앞서 지난 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미 실무협상이 "수일 또는 수주 안에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에 복귀하지 않거나 미사일 시험을 강행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할 의향이 있다는 최 부상의 발언에 대해 "만남은 언제나 좋은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또 다시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은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촉구하면서 대화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또한 내륙을 관통해 발사체를 쏘아올린 것은 최근 개발에 착수한 신형 무기 체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험발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체 발사가 “외형적으로는 최 부상의 담화와 무관하게 무기의 현대화이자 자위를 위한 정상적 통치행위”라며 “결국 북미회담과는 상관없이 내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도 미 대선 때에는 이보다 더 강한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사전 예고의 의미도 어느 정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현재 북한의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오전 8시30분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NSC 상임위는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한반도의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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