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박현진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지난 26일 판문점에서 극적으로 이뤄진것에 대해 새로운 정상외교에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출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북미 정상회담 좌초 위기에서 문 대통령의 적극적 중재자 역할이 부각되는 등 우리 정부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현안의 긴급성과 당사국의 해결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정상들이 직접 이견을 조율하고 교착국면을 타개하는 등 정상외교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직접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다소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판문점선언 이행에 대한 중요성을 남북 정상이 공감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과 4·27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27일 결과 발표에 대해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고, 또 4·27 판문점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한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한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남북 회담으로 북미 간 누적된 불필요한 오해를 걷어내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확실시했다.

또 그는 "지금 우리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다"며 "이제 시작이지만, 그 시작은 과거에 있었던 또 하나의 시작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스스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결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제게 부여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그 길을 갈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문 대통령과의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간접적인 메시지 발신이 이뤄짐으로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여건은 어느 정도 충족이 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그동안 난기류가 일시적으로 형성됐던 북미 정상회담의 기류를 완전히 정상화시키는 그런 차원의 남북 정상회담이었다"면서 "불투명해진 국면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분위기 자체를 바꿔내고 남북관계도 정상적으로 개선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