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발원 평가 10등급, 국산차 판매 모델 중 최하

르노삼성자동차의 클리오./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클리오’가 침체된 국내 소형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자동차 시장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르노삼성은 프랑스 르노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유럽에서 성능을 입증한 만큼 국내에서 판매도 자신하고 있다. 국내 도입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물량이 없어서”라고 말할 정도로 유럽에서 클리오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된 4세대 클리오는 이미 신차 출시시기가 2012년으로 노후화된 모델이다. 2016년 한 차례 부분변경을 거쳐 세련된 외관 디자인을 지니고 있으나 파워트레인 등 하드웨어는 다소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에서는 올해 파리모터쇼에 ‘5세대’ 모델이 공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웹상에는 주행테스트 중인 클리오 5세대로 추정되는 ‘스파이샷’도 돌고 있다. 즉 향후 1~2년 내에 신차가 출시될 것으로 보여 현시점에 국내에 신차로 나온 4세대 클리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실제로 클리오의 파워트레인은 국내에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 중인 동사의 ‘QM3’와 동일하다. 심지어 리어 브레이크는 이젠 보기 힘들어진 드럼식이다. 성능여하를 떠나 아쉬움을 주는 부분이다.

안전사양의 가장 기본인 에어백 역시 쓴소리가 나온다. 클리오에는 4개의 에어백만이 장착됐다. 운전석, 동승석, 사이드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의 ‘엑센트’는 롤오버대응 커튼에어백이 포함된 6개의 에어백이 장착됐다. 수입차 중에서 클리오와 비교되는 토요타의 ‘프리우스C’는 앞좌석 쿠션에어백 및 운전석 무릎에어백을 포함해 9 에어백이, 푸조 ‘208’은 커튼에어백 등 6 에어백이 탑재됐다.

심지어 에어백만 놓고 보면 클리오는 한 차급 아래인 경차보다 부실하다. 900만원대에 판매되는 경차인 기아차의 ‘모닝’도 6 에어백이 장착됐다. 모닝은 최고 트림에 운전석 무릎에어백도 제공한다. 이번에 새로 출시된 한국GM의 ‘스파크’는 뒷좌석 사이드에어백을 포함해 8개의 에어백이 탑재됐다.

에어백이 중요한 이유는 사고 시 사망률을 현저하게 줄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차일수록 충돌 사고 시 사망률이 높아 이러한 안전장치는 중요한 선택기준이다. 일부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안전도평가를 기준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는 소형차와 소형차간 충돌 사고 발생을 기준으로 한 평가다. 즉 소형차가 중·대형차와 사고가 났을 경우를 고려한 평가가 아니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연비의 경우 동급 차량과 비교하면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르노삼성측은 클리오의 연비에 자신감을 보이지만, 수치만 놓고 보면 빼어나 보이진 않는다. 클리오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7.7㎞ 수준이다. 엑센트 위트는 리터당 17.3㎞, 푸조 208은 17.0㎞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C는 리터당 18.6㎞다.

한편 클리오는 보험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실시한 세계자동차수리기술연구위원회 테스트에서 ‘10등급’을 받았다. 클리오가 속한 소형B급 차종 기준으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국산 차량 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즉 국내 완성차가 판매하는 동급 차종 중 가장 비싼 보험료율을 적용받게 됐다.

차량모델별 등급조정은 손해율과 부품가격 변동 등을 반영해 분기별로 이뤄지고 있다. 신모델의 경우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충돌테스트와 손상성·수리성 평가를 통해 등급을 결정한다. 손상성·수리성 평가등급은 1~26등급(26단계)으로 구분되며, 등급이 높을 수록(26등급에 가까울수록) 차량의 저속 충돌 시 손상성·수리성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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