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자회사 두타몰 흡수합병 공시…유통사업 시너지 기대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두산그룹의 미운오리새끼였던 면세사업이 두타몰 합병이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백조로 도약할 수 있을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주)두산 면세사업부 소속의 두타면세점은 그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야심찬 포부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유통 전략 담당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두타몰 흡수합병이라는 히든카드가 두산 유통사업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완벽한 흑자 전환을 이룩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 상황이다.

지난 16일 (주)두산은 100% 자회사인 두타몰(주)를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두타몰의 지분을 100% 보유 중인 두산은 합병 완료시 존속회사로 계속 남아 있게 되며, 피합병법인 두타몰은 합병 후 해산(소멸)하게 된다. 아울러 합병법인인 두산이 해당 합병에 있어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 1대 0의 합병 비율을 보인 까닭에, 합병이 완료되더라도 두산의 최대주주는 변경되지 않는다.

오는 4월 말 합병 승인 이사회 진행 이후 5월 말경 완료될 이번 합병형태는 소규모합병으로, 두산 측은 완전자회사의 흡수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함에 의의를 두고 있다. 한마디로 두산이 자체 영위하는 면세사업과 두타몰의 쇼핑몰 운영 및 임대업 간 유통사업 시너지 증대를 위한 전략적 합병인 셈.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에서 진행하는 유통 사업은 크게 면세와 두타몰 두 가지인데, 두타몰이 두산의 100% 자회사이기는 했지만 사실상 다른 기업인 셈이라 면세사업과의 업무교류가 협업 수준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합병을 통해 두 회사가 하나의 사업부로 통합된 상황이라 사업부 명칭 변경을 검토 중에 있으며, 향후 업무 및 유통 사업에 있어 보다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유수정 기자)

지난 2016년 상반기 두타면세점으로 면세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두산그룹은 같은 시기 함께 개장했던 신세계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 등에 비해 저조한 매출과 실적 등으로 쓰디 쓴 고배를 마셨던 바 있다.

이들의 출범 첫 해 매출은 고작 1000억원대였다. 박정원 회장의 취임 목표 중 하나였던 ‘면세점 사원 지원’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사실상 형편없는 실적이었던 셈. 당초 이들이 초기 목표 매출로 제시했던 금액은 5000억원대 수준이었다.

여기에 영업손실 역시 수백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물론 면세점의 하루 매출이 10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은 승승장구하던 두산그룹의 미운오리새끼가 되기에 충분한 실정이었다.

특히나 두산 오너가 4세인 박서원 전무가 전면에 나서 유통사업을 진두지휘했음에도 불구하고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주요 명품 브랜드 유치의 실패와 시내 면세점 증가에 의한 경쟁 심화 등이 맞물린 까닭에 면세 사업에서 맥을 추지 못했던 것은 물론, 기존 면세점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펼친 심야영업이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도리어 발목을 잡는 사태까지 빚어졌던 바 있다.

지난 2015년 11월 두산그룹에 입사한 박서원 전무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첫 시험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는커녕 잦은 대표이사의 교체와 만년 적자 등이 겹치며 업계에서는 철수설까지 나돌았던 상황.

이 같은 상황에서 박정원 회장이 마지막 히든카드로 내민 이번 흡수합병건은 두타면세점의 생존 여부와 박서원 전무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두산 측은 “두타면세점이 지난 분기 최초로 흑자를 기록한 만큼, 이 기세를 몰아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누리기 위한 작업을 펼칠 것”이라며 “올해의 경우 두타몰과의 협업 프로모션 등으로 인한 고객 유치 작업을 통해 연매출 7200억원, 시내 면세점 시장점유율 7% 달성 등의 목표를 세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면세사업 총괄 책임자였던 이천우 전 부사장의 해임 이후 공석을 메운 동현수 사장의 뒤를 이어 조용만 부사장을 필두로 영업 중인 두타면세점은 최근 들어 만년 적자라는 타이틀을 벗어 던진 바 있다. 지난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2.6% 증가한 1246억원을 기록한 것은 물론 영업이익 45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 2016년 4분기 영업손실이 15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발전이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두타몰의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이번 흡수합병 이후 두타면세점은 보다 큰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두타몰은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총 780㎡(230평) 면적에 대규모 식음료(F&B) 공간을 조성하고 핫플레이스인 이태원·홍대·강남 등지의 맛집 브랜드를 적극 유치했다. 아울러 쉐이크쉑 매장과 노브랜드 등을 입점시키고, 라인프렌즈 스토어와 타요 키즈카페 등의 운영을 통해 볼거리 역시 제공했다. 집객 효과가 큰 매장을 늘린 덕에 면세사업이 덩달아 성장했다. 결론적으로 박서원 전무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한편, 두산 측은 그간 불거진 두타몰 내 세포라 입점설과 관련해서는 “타 브랜드 유치 작업과 마찬가지로 미팅을 가졌던 것 뿐”이라며 “아직까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앞서 박서원 전무가 자신의 SNS를 통해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과 함께한 사진을 게재하고 나섬에 따라 제기된 설이다. 실제 두산 측이 국내 최초로 LVMH그룹의 글로벌 화장품 편집샵인 세포라를 두타몰에 입점 시킬 경우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고객 유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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