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한국마사회 회장/ 뉴시스 제공>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한국마사회 이양호 회장이 거취문제를 놓고 좌불안석인 모습이다. 마사회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노동계로 확산된 '적폐 공공기관장'이 거론되면서 코너에 몰리고 있는 상황. 이 회장이 내정된지 채 1년이 안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차기회장 내정설까지 떠도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그래서일까. 이 회장 본인마저 정치적인 출마에 더욱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잿밥에 관심이 더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사 초기부터 '낙하산' 꼬리표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대한민국이 들썩이던 지난해 12월, 3년 임기를 마친 현명관 전 마사회 회장이 급하게 짐을싸면서 부랴부랴 다음 인사로 이양호 회장이 임명됐다. 인사 초기부터 황교안 전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혼란한 틈을 탄 '알박기' 인사라는 비난이 꼬리표로 따라붙었다. 

황 전 총리가 이 회장을 인선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고 당시 최인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황 권한대행은 마사회장 내정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여타 공기업에 대한 인사권 행사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용산 주민·학부모·교사·성직자 모임인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와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전국도박규제네크워크, 화상도박장문제해결전국연대등 시민단체들도 힘을 보탰다. 바로 성명을 통해 이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던 황교안 국무총리가 행사하지 말았어야 할 인사권을 행사해 마사회장에 취임한 대표적인 '친박 낙하산' 인사"라며 "지금까지 경과만으로도 이 마사회장은 공기업 수장의 자격이 없는 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즉각적 자진 퇴진을 요구했다.

사회 각계각층의 이 마사회장의 사퇴요구가 잇따르면서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양호 회장은 지방선거 출마에만 관심이 있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미 맘 떳나... 잇단 직원 사망에도 정치적인 행사 참석에만 급급

한국마사회는 올해 들어서만 5명의 마사회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달 2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의 처신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 회장은 직원 자살 사건이 있었던 바로 다음날 고향인 경북 구미 축제 행사에 참석하는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양호 회장은 부산·경남본부 소속 A 부장이 자살한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고향인 경북 구미의 버섯축제장을 방문했다. 이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국정감사를 그간 수도 없이 해봤지만 이렇게 참담한 보고는 없었다"라며 "자신의 수장인 조직의 사람들이 잇따라 자살하고 있는데 (유족보다) 지역 축제를 찾을 수 있냐"고 힐난했다. 

이 회장은 내년 경북 구미시장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현재 구미시장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회장의 처신을 놓고 일각에서는 "이미 맘이 떠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마사회 노조 한 관계자는 “거취도 중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마사회 회장 아니냐"면서 "마사회도 잘 경영하지 못하는 사람이 42만 시민이 살고 있는 구미시 시장 일을 잘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차기 회장 내정설 솔솔 

한편 이 회장의 처신을 놓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이 마사회장에 대한 사퇴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 당시 인선된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물갈이가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차기 한국마사회장에 김낙순 전 국회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제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과거 영구아트무비 대표직을 잠시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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