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동남아 넘어 유럽·중동까지 진출"..중국 의존도 낮추나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국내 뷰티업계의 큰손이었던 중국이 사드보복을 완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화장품업계 역시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설화수, 라네즈, 헤라 등 굵직한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사로잡으며 역대 최고의 성장세를 보였던 아모레퍼시픽이 상당한 타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나 어떠한 돌파구를 찾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 2분기 영업이익(1304억원)은 전년 동기대비 57.9%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 역시  4148억원으로, 이 또한 전년 동기대비 28% 하락한 상황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3월 중국이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단체관광을 제한함에 따라 면세점 채널에서 직격탄을 피하지 못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올 2분기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7%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가에서도 완벽히 드러났다. 실제 중국의 본격적인 사드보복이 시작된 3월3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12.67% 하락한 25만1500에 마감했다. 전년도 상반기 40여만원, 하반기 35만원을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아진 수치다.

사드 긴장감이 완화되며 주가를 회복하는가 싶더니 사드 추가배치와 면세점 구매수량 제한을 둔 9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29만원대까지 회복했던 주가는 지난 1일 구매수량 제한 강화 조치와 함께 다시 2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사드 보복이 장기화됨에 따라 올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좋지 못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19일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004억원과 93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44.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목표주가를 40만원에서 38만원으로 내리기도 했다.

함승희 연구원은 “중국 현지 매출 3분기 성장률이 6월을 기준으로 두 자릿수로 회복한 14.4%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고마진 채널인 면세 성장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어 수익성이 소폭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최근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이 중국시장이었다”면서 “30~40%대의 성장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사드 배치 이후 10%대의 성장세로 급감하기는 했지만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기에 철수를 고려해야할 만큼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시장에서 급감한 성장세는 앞서 진출했던 북미와 아세안(동남아시아) 시장과 함께 새롭게 진출 예정인 유럽과 중동 시장의 공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할 예정이다.

실제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인 라네즈를 미국의 대표적인 뷰티 로드샵 유통사인 ‘세포라’ 144개 매장에 입점하고 적극적인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또한 이니스프리 역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아세안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스킨케어 브랜드로는 진출한 바 없던 유럽 시장에 설화수를, 하반기에는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의 론칭을 통해 중동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을 통해 글로벌 다각화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지난 2분기 매출에서 국내 매출 및 성장세가 둔화됐던 만큼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을만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 등을 통해 사드 위기를 극복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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