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허난관광국>

틈탕강호(闯荡江湖) 사해붕우(四海朋友) - 강호를 주름잡고 사해가 모두 친구라.

위는 중국인들이 즐겨 쓰는 표현 중 하나다. 사해가 모두 친구라니 그 호방함이 그지없다. 하지만 이런 표현은 중국인 특유의 과장이 섞인 것이다. 최근 사드 배치로 중국인들이 롯데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사해 붕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중국인들은 자신의 지인을 소개하며 스스럼없이 형제로 지칭한다. 이는 친밀감의 적극적 표현이다. 중국인은 혈육관계의 형제를 부를 때는 ‘親’자를 붙여 친형제로 표현하고 사회에서 알게 된 경우 그냥 형제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언어 풍습을 이해하지 못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군대동료의 경우 우리는 군대 동기, 선임, 후임 등으로 표현하지만 중국인은 전우라고 표현하기 좋아한다.

朋友(친구)는 일반적으로 친구를 의미하는 단어이고, 조금만 가까워지거나 술이라도 한잔 진하게 마시게 되면 형제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수호지나 삼국지의 영향 때문일까. 중국인들은 사나이라면 형제가 되어 강호에서 ‘行侠仗義’(협을 발휘하여 의로운 일을 행하다)하거나 替天行道(하늘을 대신하여 정의를 실현)하는데 큰 로망을 느낀다.

한국인이 즐겨보는 중국 영화의 상당수가 협행(侠行)을 다루거나 무협에 관한 내용이 많은 것도 이런 중국인의 로망에 기인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상생활에서 이런 정의감의 발로에 근거하는 행위는 찾아보기 어렵고 중국 무협 영화에는 중국식의 허황된 과장이 적지 않다.

심지어는 黑社会(흑사회)라 불리는 범죄조직에 관계되는 사람들마저 이런 협행 같은 이야기를 즐겨하는데 이를테면 수호전의 양산박을 본인들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호북성에서 알고 지낸 한 공안(公安)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필자가 “중국의 옛 고전을 보니 예로부터 남자는 주량 큰 사람을 사나이로 알아준다던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공안은 “식사량으로 친다”고 대답했다.

알고 보니 그 공안은 술을 못 먹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잘 하나는 장기 하나는 내세워야 영웅호걸의 풍모를 나타낸다 생각해 그렇게 대답한 것이다.

중국인들은 또 손님 접대(호객)하는 것을 좋아한다. 손님 접대를 하며 쏟아내는 수많은 우호적인 언사는 중국인 특유의 문화요 습관인 것이다. 여기에 중국인 특유의 과장법도 들어간다. 사해붕우(四海朋友-천하가 모두 친구)나 호방뇌락 (豪放磊落-기개가 장하고 도량이 넓음) 같은 표현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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