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 시간보다 3시간 지연, 주주들 불만 쏟아져
신성재 전무, '전무이사'로 소개...임 형제, "사기 아니냐"

사진=김지원 기자
사진=김지원 기자

[월요신문=김지원 기자]업계 이목이 집중됐던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지연에 지연을 거듭하다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신성재 전무가 미등기 임원임에도 의장 대리를 맡아 논란이 됐으며 이를 지켜보는 주주들 불만 또한 폭주했다. 

28일 한미사이언스는 경기도 화성시 수원과학대학교 신텍스 1층에서 제 5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의결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당초 9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사측이 공정한 투표를 위한다며 위임장을 세세히 확인, 그로 인해 원래보다 3시간 가량 늦춰진 12시 10분에야 겨우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불만을 터트렸고 사측 관계자는 "주주분들께 송구스럽다"며 "공정한 투표를 위한 것이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거듭 사과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시된 주총은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등기임원의 의장 직무대행 논란으로 다시 한번 시끄러워졌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서 총회 의장을 맡은 신성재 전무는 자신을 '전무이사'라고 소개했는데, 이에 대해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신 전무에게 "등기이사냐"고 물었고 신 전무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은 신 전무에게 "사기 아니냐"며 "오늘 여기 와서 느꼈지만 한미의 수준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등기임원이 아닌 자가 주총 의장을 맡는게  의장 대리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자신을 변호사라고 지칭한 개인 주주는 "권한 대행자에 대한 고등법원 판례에서 미등기 이사는 권한 대행자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며 "지금 당장은 이의제기를 하지 않겠지만 절차 진행 과정을 보고 이의제기를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임종윤 전 사장은 안건에 오른 후보 추천이유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의장이 한미 경영진이 추천한 후보만 이유를 소개하고, 주주제안 추천 후보는 소개하지 않자 다소 화가 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의장은 임종윤 전 사장에게 주주제안 추천 후보에 대해 소개를 요청했고 임 전 사장은 "임종윤, 본인이다. 12년 전부터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했었다. 임종훈, 한미약품에 평생을 바쳤다. 동생이다"며 후보들을 짧게 소개한 뒤 "이상 후보자의 설명을 급조해 마치겠다"고 말했다.

투표 집계 과정 또한 말썽을 낳았다. 집계에 또다시 1시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이에 대한 주주들 사이에선 "시간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불만이 폭주했다.

이에 주총 관계자는 "중복 투표를 방지하고자 다시 집계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고 해명했는데 그러자 개인 주주들 사이에서 "빨리 투표 결과를 발표하라"는 외침이 들려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주총 관계자는 "일부러 지체하는 것이 아니다. 양해 부탁드린다.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의장이 정회를 명하면서 결과 발표는 재차 지연되기도 했다. 

주주 투표 결과는 오후 3시 정각에 다 돼서야 나왔는데 그 결과는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이 제안한 후보 5명의 선임이었다. 

주총이 끝나자 회의장을 나서는 한 개인 주주는 "주주총회가 너무 오래 지연돼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며 다시 한 번 이날 느린 의사 진행에 불만을 토로했다. 

임종윤 사장 또한 주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주총회가 너무 길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다음에는 밝고 재밌는 주주총회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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