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주가, 역대 최저치 갱신, 주요 사업 총체적 부진
티빙 발판 삼아 주가 반등 시작, 프로야구 중계에 큰 기대

사진=CJ ENM
사진=CJ ENM

[월요신문=이승주 기자]지난해 역대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던 CJ ENM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 및 그에 따른 미디어 사업 확장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27일 오전 11시 기준 CJ ENM 주가는 8만1000원 선을 오가고 있다. 지난달 8일 장중 주당 8만93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갱신했을 때 보다는 9.3%가량 내려갔으나, 지난해 10월 20일 주당 4만9500원으로 10년래 최저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63.6%가 올랐다.

지난해 CJ ENM 주가 급락 원인으로는 핵심 사업의 총체적 부진이 꼽힌다. 2023년 CJ ENM은 영업손실 146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CJ 오쇼핑과 CJ ENM의 합병 이래 첫 적자였다. 광고 시장 둔화에 따라 매출 비중의 약 31%를 차지하는 미디어 플랫폼이 부진했으며, 매출의 약 23% 정도를 차지하는 영화, 드라마 부분 또한 흥행 대작을 내놓지 못했다.

그나마 연말 들어 주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업계에선 자회사 티빙의 선전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와 관련 티빙은 지난해 하반기 유료 가입자 수 400만 명을 돌파했다. 2022년 말 3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1년 만에 또다시 100만 명 가까이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이다.

올해 역시 티빙이 CJ ENM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간 티빙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656만 명을 기록하는 등 영업 측면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영화와 드라마, 음악에 더해 스포츠까지 영역을 확장한 티빙의 실적 향상이 CJ ENM 주가에도 긍정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CJ ENM은 KBO와 3년간 1350억 원 규모의 독점 계약을 체결하며 프로야구 온라인 유료 중계권을 차지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팬층이 가장 두터운 프로야구 경기를 온라인 독점 생중계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이에 따른 유료 가입자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메조미디어가 지난 26일 발간한 2024 OTT 업종 분석 리포트에서도 응답자 중 53%가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티빙 또한 구독자 유입을 위해 기존 요금제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광고 요금제를 신규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티빙의 낮은 스포츠 콘텐츠가 회사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올해 처음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를 시작한 티빙에서 시범경기 중계 때는 낮은 영상과 자막 퀄리티로 지적 받더니, 정규 시즌 첫경기에선 접전 상황 중 송출 중단 같은 잡음을 낳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티빙의 성장이 CJ ENM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렇기에 티빙 역시 OTT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콘텐츠의 질적 향상에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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