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vs 새보수당 입장차 여전히 커…박형준 혁통위원장 "통합되면 뒤주도 들어가겠다"

17일 진행된 4차 혁통위 회의에 새로운보수당 의원들의 빈자리가 눈에 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설화 기자] 속도를 내는 듯 보였던 보수통합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에 당 대 당 통합논의를 위한 별도의 양당 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이후부터다. 

한국당은 '양당 협의체' 제안에 확답하지 않고 있고, 보수진영 정당·단체들의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이하 혁통위)가 '양당 협의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새보수당은 17일 '양당 협의체'에 대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답변에 따라 "중대 결단을 할 수 있다"고 압박, 이날 혁통위 회의에도 불참했다. 

각각 일정과 건강상 이유라고는 밝혔지만 혁통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 의원은 양당 협의체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박형준 혁통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기 때문. 아울러 경우에 따라 혁통위 참여를 재고하겠다는 의사도 밝힌 상태다. 

이날 박 위원장은 "저는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고 임했고, 누굴 유리하게 할 생각도 없었다"면서 "이 자리는 범보수 통합을 이뤄달라는 국민이 염원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새보수당에서 당대당 협의와 관련 위원들의 의견에 대해 저를 강하게 비판했다"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통합만 되면 사퇴가 아닌 뒤주에도 들어갈 각오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혁통위는 이날 새보수당의 불참 속 4차 회의를 열고 통합신당이 추구할 5대 정책기조와 10대 과제를 선정했다. 설 연휴 이후 보수통합 신당 준비작업에 착수하겠다는 설명이다. 

혁통위가 선정한 5대 정책기조로 △북핵 위협 억지와 한미동맹을 축으로 한 안보 우선 복합 외교 △민간주도·미래기술주도 경제 살리기 △교육 백년대계 확립과 근원적 교육개혁 △삶의 질의 선진화 △공정한 사회 만들기 등이 꼽혔다.

10대 과제는 '문재인 정권 바로잡기'라는 목표 하에 정부 주요 정책을 겨냥했다. △소득주도성장론 폐기 및 창의적 민간주도성장 △미래세대 친화적 재정정책 △균형 잡힌 에너지 정책 △문재인 정권 권력 남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특검 추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권력기관 사유화 방지 △혈세 기생충 방지법 추진 △교육개혁 추진 △노동개혁 △국민연금의 정권 시녀화·연금 사회주의화 저지 △북핵위협 대응 안보체제 확립·한미동맹 와해 저지 등이 그 내용이다. 

한편, 혁통위는 오는 20일 5차 회의를 여는 등 설 연후 전까지 매일 회의를 열고, 설 연휴 이후에는 통합신당에 대한 준비작업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새보수당이 이날 회의에 불참하면서 한국당의 답변에 따라 '중대결단'까지 예고한 상태라 혁통위의 보수통합의 길은 안갯속을 걷고 있다. 

이에 따라 새보수당이 혁통위 참여와 관련해 어떤 결단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양자 협의체'에 대한 황교안 대표의 입장이 향후 보수통합 논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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