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하반기 소유권이전 약속하고도 아직까지 "기다리라" 말뿐공공기관의 '갑질행정'으로 박원순시장의 '시민과 함께' 구호 공허

서울 은평한옥마을 전경/사진=뉴시스

[월요신문=윤중현 기자]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계약관계에 있는 주민이 잔금을 치른지 수년째 공사 측으로부터 토지소유권을 넘겨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3일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갑질행정으로 지연중인 토지소유권이전을 조속히 완료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자신을 SH공사로부터 2013년에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일대 조성된 필지의 토지를 분양받고 해당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사 측과 계약 후 잔금까지 다 치른 상태이나 토지소유권을 아직도 넘겨받지 못하고 있고, 등기이전을 약속한 2017년 하반기를 넘겨 아직도 기다리라는 말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청원인은 "6년이 지나도록 계약한 물건(토지)을 넘겨주지 않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청원인의 게시 글에 따르면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시는 그해 4월 은평 뉴타운개발 기본구상안을 발표하고, 뉴타운 도시정비사업을 시작했다. 토지소유자들에게 토지보상금을 주고 은평뉴타운 일대 택지조성공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2013년에 진관동 일대 조성된 필지를 시민들에게 분양했다. 청원인은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해당 토지분양공고를 보고 그해 토지를 분양받고, 2016년 2월 입주해 현재 은평한옥마을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SH공사가 토지소유권 이전을 아직도 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아직도 보상하고 사들인 토지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하고 있지 않고 있었던 것"이라며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사업을 착수한지 17년이 지나도록 해당지역의 필지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도 하지 않은 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지난 2016년부터, SH공사에 토지등기(소유권개별이전등기)를 해 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SH공사 측의 답변은 청원인의 바램과 달랐다. SH공사는 은평지구내 기반시설 등 택지조성공사가 모두 완료되어야 사업준공 절차를 거쳐 토지등기가 가능한 사항으로, 그 간 중심상업지 PF사업 무산 등 사업여건 변동 등으로 사업준공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준공관련 업무절차 진행을 고려 시 2017년 하반기경 토지소유권이전이 예상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청원인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깜깜 무소식"이라며 "2019년 12월, 몇몇 주민들이 SH공사를 방문해 토지등기 이전해 달라고 애원을 해도,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서 그 일이 해결되어야 가능하다는 공허한 답변만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심지어는 사정은 알겠는데 일 이란게 순서가 있다며, 그냥 또 2020년 초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공공기관이 시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쳐도 되는 건가?"라며 "시민들은 재산권 행사를 수년째 못하고 있어 고통을 받고 있는데, 그건 당신 사정이고, 서울시(SH서울주택도시공사)는 절차대로 하고 있으니 마냥 기다리라고 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갑질 행정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또 "서울시 홈페이지에 박원순 시장님의 얼굴과 함께 "시대와 나란히 시민과 나란히"라는 글귀는 참으로 공허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H공사 관계자는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 이후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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