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가운데 새로 선임된 CEO 피터 정 사장이 인수합병 전문가데서 발원

[월요신문=윤소희 기자] AIA생명이 한국시장에서 봇짐을 쌀 수 있다는 매각,철수설에 휘말렸다. 최근 몇 년간 실적부진이 지속되는 와중에 차태진 사장이 돌연 퇴진하고 후임에 인수합병 전문가인 피터 정 사장을 선임된 것이 철수설의 발생지로 보인다. 정 사장은 내년 초에 취임할 예정이다.

물론 AIA생명은 이에대해 터무니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한다. AIA생명 측은 “지금까지 한국시장 철수를 검토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이런 논의는 이뤄지 않을 것이다”라고”고 밝혔다. 더욱이 건강관리앱에 큰 돈을 들여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마당에 철수설은 단순히 추측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저금리 여파 등으로 보험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AIA생명도 실적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IA생명은 지난 2016년 2315억원, 2017년 28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한 지난해  순이익이 686억원으로 격감했다. 올해 3분기엔 순이익이 416억 원으로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지난 4년간 AIA생명을 이끌어온 차태진 사장이 돌연 사퇴했다. 회사 측은 그가 개인 사정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보험업계에서는 최근의 급격한 실적추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성과주의를 강조해온 차 사장이 취임 초에는 거액의 순이익을 거두는데 성공했으나 지난해부터 급격한 보험시장 환경악화에 따라 실적추락의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실적 압박으로 인한 직원들의 이탈 및 지난해 민원건수 폭증 등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AIA생명 새 CEO 피터 정 사장

AIA생명은 차 사장 후임 CEO로 피터 정(Peter CHung)을 선임했다고 지난 6일 공식 발표했다. 그는 보험전문가이면서 M&A전문가로 알려졌다. AIA생명측은 그가 지난 2016년 4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한국 AIA생명에서 최고전략마케팅책임자로 재직했으며 생명보험, 테크놀로지, 컨설팅 분야에서 25년간의 일해온 전문가인 점을 높이 평가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AIA생명 관계자는 “피터 정 신임 대표는 한국 AIA생명에서 최고 전략·마케팅 책임자를 역임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 보험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한국의 CEO로 선임됐다”며 “최근까지 AIA그룹 소속으로 태국과 한국, 그룹 파트너십 채널을 총괄하며 담당 국가 및 채널의 비즈니스 전략을 기획 및 실행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AIA생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수합병 전문가인 피터 정 사장을 새 최고경영자로 선임하자 매각 철수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AIA생명이 최근 3분기 영업실적이 너무 부진한 가운데 차 사장이 돌연 사퇴하자 M&A전문가를 영입한 것은 철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사실 피터 정 사장은 M&A 시장에서는 인수합병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CFA(공인재무분석사)이자 AIA생명에서 근무하기 전 캐나다계 생명보험사 매뉴라이프에서 아시아지역 재무 임원 및 인수합병 총괄로 재직했다. 그의 이같은 이력에서 철수설이 피어오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AIA생명의 철수설을 터무니 없는 낭설로 치부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보험산업은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실적이 가파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수익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저금리에 따른 자산수익운용율 저하, 근로연령이 65세로 길어진 데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보험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AIA생명도 현재 한국보험산업의 전망이 어둡고 보면 매각과 철수를 검토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푸르덴셜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들이 실적부진 등으로 매각 결정이 확정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이러한 추측은 일견 타당성을 지닌다. 업계는 M&A 전문가를 대표이사직으로 뽑는 게 이례적이라며 재무 전문가인 정 대표를 대표이사직에 둔 배경에 대해 한국 법인 매각을 통한 사업 철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려는 매각 신호탄일 수도 있다고 본다.

AIA생명 측은 이는 한낱 억측일 따름이라는 입장이다. AIA그룹 관계자는 “지난 100년간 18개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한 번도 사업 부문을 매각하거나 철수한 적이 없다“면서 ”한국시장에서의 매각 또는 철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야심 차게 진행 중인 건강관리앱 AIA바이탈리티에 1000억원대를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오는 2020년에도 AIA바이탈리티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인데 한국시장 철수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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