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에 치이고 현지 기업에 밀려…4%선 불안
SUV 신차 출시에도 판매 부진 여전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현지 판매 회복을 위한 전방위 노력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판매(소매)는 각각 5만5443대, 2만2001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6.7%, 39.5% 감소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현대차 2.9%, 기아차 1.1%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점유율 3% 선이 무너졌다. 기아차도 지난 9월 1.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 내 절대 강자 폭스바겐과 일본차 3사(토요타, 닛산, 혼다)에 치이고, 현지 기업인 장안자동차, 체리자동차 등에 밀린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의 지난 11월 기준 누적 중국 시장 점유율은 4.7%로 역대 최저다. 이대로라면 5% 복귀는 불가능하다. 사드 사태 때보다 악화한 연간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역성장 흐름을 끊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SUV에 집중하고 있다. 북미 등에서 SUV 판매 비중을 늘리며 가시적 성과를 낸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SUV 판매 비중을 34.2%로, 기아차는 절반에 가까운 46.6%까지 늘렸다.

여기에 국내에서 성과를 낸 이광국 사장을 중국사업총괄로 급파하며 현지 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일본차는 물론 현지 업체에까지 밀린 브랜드 경쟁력을 단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현대차의 경우 SUV 모델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야심 차게 내놓은 중국형 신형 싼타페(셩다)는 멕을 못추고 있고 신형 ix25도 신차효과를 감안하면 기대 이하의 첫 성적을 냈다. 오히려 월 1만대 판매를 기록 중이던 ix35를 끌어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SUV 라인업 보강에 나선 기아차는 셀토스 판매에 기대를 하고 있다. 앞서 선보인 전략형 SUV 즈파오와 이파오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어 셀토스 투입으로 분위기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중국에서 셀토스를 연 8만대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기아차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의 22.3%에 달한다.

다만 셀토스와 즈파오간 간섭효과 우려가 있다.소형 SUV인 셀토스는 준중형급 수준의 공간감과 안전·편의사양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즈파오는 준중형 SUV로 세련된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춰 중국 젊은층에게 호평을 받은 모델이다. 즈파오는 올해 8만대 이상 판매가 전망된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부진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브랜드 경쟁력 상실을 꼽는다. 그간 양적성장에 치중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소홀했던 것이 현지 점유율 방어 실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이미 현지 업체인 지리자동차, GWM(GREAT WALL NOTOR), 장안자동차에 밀렸다. 기아차는 포드, PSA와 하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중국시장에서 경쟁력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병행 중이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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