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지주사 인력 구조조정 시동
‘질적 성장’ 경영방침 선회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CJ제일제당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핵심 제품·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수익성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전환,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CJ지주가 조직 축소에 시동을 건다. 계열사 수익 감소에 따라 외형보다는 내실 위주로 경영 방침을 바꾸겠단 전략이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늦어도 내달 인사 개편과 함께 CJ지주 내 인력을 계열사로 대폭 이동·복귀 조치할 예정이다.

CJ가 지주사 인력 구조조정에 본격 나서는 것은 최근 계열사의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실제 그룹 내 매출 비중 65%가량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CJ대한통운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81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앞장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 올 4분기와 내년까지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생산공정 개선·운영 최적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 비용 효율화도 강도 높게 추진하며, 유휴자산 유동화와 투자 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

구체적으로 식품사업부문의 경우 국내사업은 효율화에 방점을 두고, 글로벌에서는 슈완스 인수 효과를 극대화해 가공식품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방침이다. 바이오사업부문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기 위해 핵산과 트립토판 등 고수익군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확대하고, 라이신과 메치오닌 등 대형 제품은 원가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2013년 장기 저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고강도 혁신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손경식 CJ 회장은 경영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수익성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손 회장은 “경영 효율을 높여 안정성 제고에 나서겠다”며 캐시플로우 중시경영과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일류 기업문화 구축을 경영의 3대 기조로 내세워 위기를 극복했다.

때문에 재계나 업계 등에서는 이번 CJ지주의 조직 축소 역시 그룹 내 전략 변경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이번 구조조정이 효과를 거둘 경우 향후 수익성 개선이란 성과가 기대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가공식품은 수익성이 낮은 SKU(제품가짓수) 감축에 들어갔다”며 “이미 3분기까지 619개의 SKU를 감축했고 연말까지 400여개를 추가로 줄일 계획으로, 감축 후 1년 이내에 수익성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내년 이익 개선의 키는 가공식품 부문으로, 내년엔 그룹 차원의 강력한 수익성 개선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르면 연말 가공식품 SKU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재고폐기손실 등 일회성 요인까지 감안하면 기저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생물자원도 베트남 돈육 시세의 가파른 반등으로 예상보다 실적 회복이 빠를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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