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윤주애 기자] 검찰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압수수색 했다. 주가조작 및 편법대출 등의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원장 윤석헌)이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는 12일 오전부터 경기 성남시의 상상인저축은행 본사와 관계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계열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담보로 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고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은 개인사업자대출을 해주면서 법상 한도인 8억원을 초과한 혐의도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10월 31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기관경고'를, 대표에게는 '직무정지' 처분을 내리는 한편, 오너인 유준원 전 대표에게도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를 내렸다.

검찰이 이날 상상인저축은행을 압수수색한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 측에 2차전지 업체인 WFM 주식을 담보로 20억원을 대출해줬다. 최근에는 상상인저축은행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200억원 가량을 대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말 뉴스타파와 MBC 'PD수첩'은 유준원 회장이 무자본 기업 인수합병(M&A)로 코스닥 기업을 인수하고, 주가 조작으로 차익을 챙겼는지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즉 검사가 금융사기주범을 덮고, 오히려 피해자만 잡았다는 식이다.

이와 관련해 상상인과 유 회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뉴스타파와 MBC 등을 상대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상인증권 노동조합도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 회장의 주가 조작 연루 및 스폰서 검사의 봐주기 의혹, 상상인증권 인수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등이 적절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추측과 추정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검찰 개혁을 위해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상상인 그룹은 유준원 회장이 지난해 초 골든브릿지증권 등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진 증권·금융업종의 중견기업이다. 저축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핵심계열사다.

유 회장은 1974년생으로 주식시장에서 '슈퍼개미'로 불렸다. 그는 2009년 7월 텍셀네트컴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2년 세종상호저축은행(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2016년 공평저축은행(현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올해 3월에는 우여곡절 끝에 골드브릿지증권(현 상상인증권)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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