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일왕 즉위식에 참석한 이낙연 총리/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새벽 일본으로 출발하면서 한일관계 정상화의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오전 6시20분 이 총리는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도쿄로 출국했다.

이낙연 총리는 일왕 즉위식이 끝난 뒤 오는 24일 아베 신조 총리와 면담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면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일본의 정·재계 인사들도 만나 우호적인 한일 관계를 다시 이어갈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기자 시절 도쿄 특파원을 지냈으며, 국회의원 재직 시에도 한일의원연맹 수석부회장 등을 맡는 등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으로 통한다.

다만 그가 국무총리로서 일본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총리는 출국에 앞서 일본 내 정·재계에 발이 넓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만나 면담할 인사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나누는 등 이번 방일에 많은 준비를 해 왔다.

또한 서울공항에서 관례상 영접에 나선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에게 “이번 방문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보는 것은 아니지만 양국 관계가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기회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한국을 떠날 예정인 나가미네 대사에게 이 총리는 "한국에 계시는 동안 어려운 시기에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상왕(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식에도 특파원으로서 취재했고, 이번에 정부 대표로서 참석하게 돼 귀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어 “나가미네 대사가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생각되는데, 한일관계가 조화롭고 성숙한 관계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나가미네 대사는 이 총리의 인사에 "방일 일정을 보니 일본을 참 잘 아는 분의 일정으로, 총리다운 일정이다"라며 "두루 만나 교류도 하고 좋은 성과를 거둬 오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이 총리의 도착 시기는 이날 오전 8시 15분 경으로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내린 후 일정을 소화 중이다. 

이날 SNS를 통해서도 이 총리는 "레이와 시대의 개막을 축하드리고, 태풍 피해로 슬픔에 잠긴 일본 국민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겠다"며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정치, 경제 지도자들과 만나 한일간 대화를 촉진하도록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후 1시에 시작된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 참석 후 오후 3시 30분부터 신오쿠보의 한인상가를 찾아 현지 교민들을 격려했다.

아울러 지난 2001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고 이수현씨의 추모비에도 들러 헌화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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