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결렬’ vs 미국 “좋은 대화”
北 “연말까지 숙고해 볼 것” 제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국 결렬됐다고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북미 비핵화 실무협의가 결렬됐다.

북미 실무자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협상장에서 북한 대사관으로 돌아와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다만 연말까지 미국에 새로운 조치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고, 미국 역시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보여 양측 모두 연말을 고비로 한 줄다리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김 대사는 성명서를 통해 “스톡홀름 회담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결렬돼 불쾌하다”며 “이유는 순전히 미국이 종전의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줬지만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며 “이번 조미(북미) 실무협상이 실패한 원인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시정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불씨를 살리든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든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워싱턴의 모건 오타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김대사의 발언은 8시간 반이나 진행된 “좋은 토론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은 말”이라며 “미국은 이미 2주일 뒤에 다시 스톡홀름에 돌아와 대화를 계속해달라는 스웨덴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반박했다.

오타거스 대변인은 “미국 대표는 이미 지난 해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회담의 합동성명에서 발표했던 항목들에 대한 실천 방안에 대해 여러 개의 새로운 안을 이미 검토해가지고 나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북한의 70년에 걸친 한국전쟁과 적대관계의 유산을 주말 단 하루의 회담으로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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