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산 에비드넷 대표. /사진=에비드넷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혁신이 헬스케어 영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지난 2017년 말 설립된 에비드넷은 의학연구·신약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들을 전처리(가공)해 연구개발(R&D)의 효율을 높여주는 시스템·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조인산 대표가 있다.

서울대 기계항공학부·중앙대 의대를 졸업한 조 대표는 성균관대 융합의학원 석박사를 수료, 이후 LG전자 기술기획실, 엘러간 의학부 부장, 한미약품 신사업팀 이사를 거쳐 R&D 및 오픈이노베이션 총괄, 정보전략실 상무를 역임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에비드넷은 전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데이터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훌륭한 의료 데이터가 환자 치료 및 질병 극복에 적극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범하게 됐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당찬 포부에 걸맞게 에비드넷은 설립 2년이 채 되지 않아 환자의료정보표준화에 성공해 의료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실제 조 대표의 지휘 아래 에비드넷은 아주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국내 주요 20여개 의료기관과 함께 2500만명의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 했다.

이 같은 의료데이터 표준화 성공 비결에 조 대표는 “사내 의사 4명과 간호사 출신 연구원 9명, 박사급 인력 7명 등 총 40여명에 이르는 인력이 데이터 표준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데이터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임상시험을 줄여줄 수 있다”며 “실제 진료현장에서 일어나는 현장 중심의 의료데이터로, 규제기관 등이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보다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 기술들이 점차 고도화 되고 있다”며 “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데이터가 인공지능의 정밀도를 높이는데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에비드넷의 데이터 포준화 서비스는 당장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병원 임상 연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셈이다. 현재 에비드넷은 각 병원별로 상이한 포맷의 의료데이터를 표준화된 공통데이터모델(CDM)로 일원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미약품그룹 투자회사인 한미벤처스와 SK그룹의 투자 지주회사 SK로부터 약 100억원대 투자를 유치하는 등의 성과를 일궈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3월엔 산업통상자원부의 ‘선행 공통 데이터 모델 분산형 바이오헬스 통합 데이터망 구축 기술 개발’과 과제의 인프라 기업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에비드넷의 주력 비즈니스는 병원의 내부 데이터를 고르게 평준화시키는 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데이터가 평준화 되면 병원들이 각자의 데이터를 갖고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의 훌륭한 의과학자들이 데이터 및 AI 를 활용해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 의료 기술을 탄생시키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며 “필요한 데이터들을 잘 가꾸고 정비하는 것이 에비드넷의 1차적 과제이며 향후 이를 바탕으로 의과학자들과 협업해 혁신적인 R&D를 진행하는 기술 전문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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