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혁신 접점…사전 개관 2만명 방문 급부상
고객 경험 집중 운영…지역민 공생 이바지

런던 '삼성 킹스크로스' 매장 전경/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지난 7월 말 가오픈 한 달 동안 약 2만명의 인파가 다녀갔다. 단순히 제품을 만져보고 몇 가지 기능을 두드려보는 것이 아닌, 예술로써 제품의 사용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국 런던 브랜드 쇼케이스인 ‘삼성 킹스크로스(Samsung KX)’가 지난 3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대형 스크린에선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형형색색의 그래피티 체험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셀피를 액자 디스플레이에 전시도 가능하다. 이곳은 런던인과 문화를 공유하고 그들의 삶에 편의까지 더하는 복합전시공간이다.

런던 북부의 킹스크로스(King’s Cross) 지역은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교통과 산업의 중심지로 번창했다. 현재도 6개 지하철 노선과 런던 교외로 나가는 기차가 서는 교통 중심지다.

킹스크로스 지역은 대대적인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영국 최고 예술대학인 런던예술대학교(University of the Art London, UAL) 센트럴 세인트 마틴 캠퍼스가 이전해 오고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옮겨 오며 젊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가 모이는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 킹스크로스가 문을 연 ‘콜 드롭스 야드(Coal Drops Yard)’는 건축 디자이너 토마스 헤드윅(Thomas Heatherwick)의 디자인을 통해 석탄을 옮겨 싣는 창고가 쇼핑몰로 재탄생한 곳이다. 초대형 파도가 연상되는 지붕 바로 아래 삼성 킹스크로스가 자리 잡았다.

삼성 킹스크로스는 과거 런던의 의미 있는 사건과 역사를 그림으로 전시한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전병준 삼성전자 영국법인장(상무)은 “삼성 킹스크로스는 런던의 문화와 혁신이 만나는 공간으로 제품을 아트 형태로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전시매장은 ‘런던 로프트(London Loft)’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킹스크로스 지역이 갖는 도시 재생 이미지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콘셉트로 디자인된 삼성 킹스크로스는 천장의 거친 산업자재가 드러나있는 것이 특징이다.

총 공간은 1858㎡(약 562평)으로 삼성 킹스크로스는 나비 모양으로 공간이 좌우 나눠져 있다. 좌우 공간은 라이프 스타일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는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파운드리 (Foundry)’로 설계됐다.

런던 '삼성 킹스크로스'에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활용해 그래피티 체험을 할 수 있는 '스크린맥스' 공간과 연결된 액자 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띄울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체험존이 자리하고 있다./사진=고은별 기자

‘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 8K QLED TV, 비스포크 냉장고와 같은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갤러리·카페·오피스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조화되도록 구성됐다. 이곳을 방문한 고객들은 제품들이 서로 연결(Connected)돼 우리 생활이 편리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하만(Harman)과 협업해 선보인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에선 자동차 안에서 집안의 가전제품과 전등 등의 IoT 기기들을 제어할 뿐 아니라 집에서 자동차의 시동을 켜거나 연료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화면크기 146인치의 더월(The Wall)도 자리 잡고 있다.

‘파운드리’ 공간에서는 삼성전자 최초의 세로로 휘어져 설치한 대형 LED 스크린(10.08mx4.32m) ‘스크린맥스’가 시선을 잡는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상설 체험 프로그램 ‘갤럭시 그래피티(Galaxy Graffiti)’는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갤럭시 스마트폰을 스프레이 캔처럼 사용해 스크린맥스에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파운드리 공간 내  ‘AR 메시지 트리(AR Message Tree)’는 AR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방명록이다. 고객들이 남긴 방명록은 가상의 공간에 거품 형태로 저장, 방문한 다른 사람들이 확인할 수 있다. 한쪽에선 스마트폰 앱과 갤럭시노트의 S펜으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3D프린터(애그봇)로 제작할 수 있는 ‘3D Me’ 공간도 자리한다.

삼성 킹스크로스가 가진 중요한 가치는 제품 체험 공간을 넘어 지역민과 공생한다는 점이다. 삼성 킹스크로스는 인근의 30여개 지역 단체들과 협업해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프로그램들도 운영하고 있다.

영화 제작 과정을 지원하는 영국의 대표 단체인 ‘Young Film Academy’와 함께 영화제작 1일 과정을 삼성 킹스크로스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또 학습 장애 및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의 예술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온 ‘Artbox’와 함께 워크샵과 전시회를 열어 이들이 대중과 소통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 킹스크로스에선 제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에게 별도 안내만 할 뿐, 직접적으로 판매하진 않는다. 이 또한 직원들이 판매 압박에서 벗어나 고객 체험에만 집중하도록 한 조치다.

삼성 킹스크로스에선 영화 제작자, 요리사, 패션 디자이너, 스카이 다이버 등 다채로운 경험을 갖춘 80여명의 운영진이 수화를 포함한 총 25개 언어로 방문객들과 소통한다.

1만4000여명의 지원자 중 80여명을 선발해 1개월간의 집중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거쳤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익힌 삼성의 브랜드 철학과 제품 관련 지식을 개개인이 갖고 있는 훌륭한 고객 서비스 경험에 그대로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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