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정세진 기자] 조국 법무장관 청문회 당시 딸의 입시의혹에 대해 적극 추궁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자녀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10일 ‘노컷뉴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의 아들 김모씨가 고교 시절 포스터에 이름을 올렸던 논문의 교신저자가 “나 의원으로부터 부탁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의 교신저자였던 윤형진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는 노컷뉴스에 이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왔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 김모씨는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5년, 미국에서 열린 학술회의 때 발표된 의공학 포스터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논문 형식으로 쓰인 포스터의 제목은 "광전용적맥파와 심탄동도를 활용한 심박출량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이며, 포스터가 발표된 학술회의는 의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컨퍼런스)'다.

그리고 김씨는 이듬해 미국의 대표적 명문대학인 예일대학교 화학과에 진학했다.

윤형진 교수는 “당시 김OO 학생이 미국 뉴햄프셔에서 개최되는 과학경진대회에 참여하고 싶은데, 이를 위한 연구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평소 친분이 있던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윤형진 교수와 나경원 의원은 서울대학교 82학번 동기생이다.

윤 교수는 "김모 학생은 여름방학 기간이던 2014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저희 실험실에 출석해 연구를 수행했다"면서 "비교적 간단한 실험연구였고, 스스로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를 과학경진대회에 출품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이후 EMBC에 포스터 발표까지 하게 됐다는 것.

김씨는 또 같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비 실험실 환경에서 심폐 건강의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에도 제4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씨와 함께 공동저자로 등재된 인물들은 모두 서울대 의공학과 소속으로, 고교생 연구자는 김씨 한 사람 뿐이다.

그러나 포스터 제출 당시 김씨의 소속이 미국의 사립 고등학교가 아닌 서울대학교 대학원으로 기재돼 있었으며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나경원 의원 측은 "나 의원의 아들이 연구물을 낸 것은 맞지만 그것이 논문은 아니었다"며 "그는 고등학교를 최우등 졸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관련 보도와 의혹이 이어지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