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나선 이해찬 대표/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제가 정치를 30년 했지만, 이렇게까지 책임감 없는 정당은 처음입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당대표·최고위원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강력한 비난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그동안 제대로 처리 못한 민생입법을 마치고 내년 경제를 뒷받침할 예산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대승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그의 발언은 선거제도 개혁·검경수사권조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패스트트랙 지정 후에도 개혁 법안 논의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당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정작 국회법에 명시된 인사청문회 일정은 잡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난의 의미도 포함됐다고 정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민생입법, 공정경제 입법이나 예결산 문제는 내팽개치고 상시적 막말, 습관적 가출도 모자라서 자신이 만든 법까지 너무나 쉽게 위반한다"며 "국회의원과 정당은 법 위에 있지 않다. 이 자리를 빌려 최소한 법은 지키고 할 일은 하자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저와 최고위원들은 당의 ‘안정과 혁신’에 집중했으며 ‘흔들림 없는 강한 정당, 일하는 집권여당’이 되려고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는 철통같은 당·정·청 관계에 당과 당원, 중앙당과 시·도당, 지도부와 소속의원 간 소통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며 안정되고 단결된 당의 모습을 이룬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구체적으로는 현대화 작업으로 플랫폼 정당을 실현시킨 점과 이를 통해 정당 사상 최초로 플랫폼을 이용한 전 당원 투표로 투명하고 공정한 ‘총선 공천룰’을 마련한 점을 들었다.

‘민생 안정과 경제 활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당 운영도 현장 중심체제로 적극 전환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민생연석회의를 통해 ‘택시·카풀’, ‘광주형 일자리’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을 사회적 대화로 풀어나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러면서 "남은 1년 동안 여당은 국회 혁신에도 속도를 내려고 한다. 당내 국회 혁신특위를 발족해 국민소환제 도입 등 국회와 정당의 책임정치를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꼴불견 정치, 믿지 목할 국회 시대는 20대 국회로 끝내야 하지 않겠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내년도 총선에 민주당이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촛불혁명 전에 만들어진 국회가 문재인 정부의 손발을 묶었다"며 “현 정부는 강력한 우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과거로 회귀하려는 세력을 막을 수 있고, 촛불혁명 완성에 동력을 더할 수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강력히 뒷받침할 수 있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내년 총선은 ‘이명박근혜 시대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촛불혁명을 완성할 수 있느냐’를 가르는 선거라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촛불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현재로서는 개헌과 한반도 평화, 권력기관 개혁, 민생경제 입법 모두 한국당에 의해 저지당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처럼 남북한과 북미대화가 진전된 적이 없다”며 “이번 기회에 대립과 단절의 한반도를 평화경제의 시대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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