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한 술자리에서 배우 故 장자연 씨를 성추행 한 혐의를 받는 전직 언론인 조모씨가 지난해 11월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지호 기자] 배우 고(故) 장자연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선일보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목격자였던 동료 배우 윤지오의 증언에 "강한 의심은 들지만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2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모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오 부장판사는 "조씨는 어찌됐든 사건 당일 가라오케 VIP룸에 차려진 생일파티에 참석했고, 피해자 장씨가 당시 흥을 돋우기 위해 춤춘 사실도 인정된다"며 "언론사 회장 A씨가 생일파티에 참석한 적이 없음에도 (조씨가) 자신의 책임 회피를 시도한 정황에 비춰보면 조씨가 (장씨를) 추행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윤지오씨는 지난해 7월 MBC PD수첩에 출연해 당시 술자리 성추행 장면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지오씨는 해당 사건에 대해 "2008년 8월 5일 소속사 사장 생일파티 자리에서 고 장자연씨가 성추행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1차에서 식사를 마친 후 가라오케로 옮긴 2차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조 씨가 강제로 고 장자연 씨를 무릎에 앉히고 각종 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윤씨는 PD수첩 출연 당시 여러 사진 속에서 조씨를 이름과 함께 정확히 지목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추행 행위를 봤다고 주장하는 유일한 증인인 윤지오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오 부장판사는 검찰 스스로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윤씨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한 뒤에 추가 증거가 없고, 윤씨 진술 만으로 조씨에게 형사 처벌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장씨의 죽음 이후 제기된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10년 만에 기소가 이뤄졌지만, 법원은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씨가 경찰조사 당시 술자리에 없었던 언론사 회장 A씨를 봤다고 거짓말로 덮어 씌운 점 등을 들어 조씨에 대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반면 조씨는 "목숨을 걸고 추행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 2008년 8월5일 장씨의 소속사 대표 생일을 축하하는 술자리에서 장씨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사건 당일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진술과 달리 조씨 진술엔 신빙성이 있다고 볼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 권고에 따른 것이다.

한편, 장씨는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은 내용을 폭로하는 문건인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남기고 2009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논란의 중심이 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만 기소하고 성 상납 의혹 관련 연루자는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 권고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이 사건 관련 기록을 이송받아 A씨를 지난해 6월 불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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