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복직 당시의 이용마 기자/사진=뉴시스

[월요신문=정세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복막암으로 투병 중 별세한 고 이용마 기자를 위한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용마 기자의 치열했던 삶과 정신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용마 기자의 이름은 '언론자유'를 위한 투쟁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용마 기자는 2012년 MBC 파업을 주도하다 해고된 뒤 복막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문 대통령은 대선 주자 시절이던 2016년 12월 고인을 문병했으며, 당선 후인 지난 2월에도 직접 찾아가 쾌유를 기원한 바 있다.

청와대에서는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에 조화를 보냈으며,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조전도 전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추모글에서 “오늘 아침 이 기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 다시 기자의 자리로 돌아와 주길 바랐던 국민의 바람을 뒤로 한 채 먼 길을 떠났다"며 "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기자 시절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기득권의 부정·부패에 치열하게 맞서 싸웠고, 국민에게 공영방송을 돌려주기 위해 가장 험난한 길을 앞서 걸은 이용마 기자의 삶은 정의로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MBC 노조 파업 당시 처음으로 이용마 기자를 만났다. 

당시 전원 복직과 언론의 자유를 약속했지만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하면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며 문 대통령은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쳤다. 

2016년 12월 이 기자의 병문안을 갔을 당시 두 사람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의 승리와 함께 직장으로 돌아온 이용마 기자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지만 2019년 2월 17일 자택 병문안이 마지막 만남이 됐다"며 "병마를 이기면 꼭 MBC로 돌아와 사회적 약자를 살피는 방송을 하고 싶다는 바람은 이제 동료들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를 위한 험난한 투쟁에서, 또 그 과정에서 얻은 병마와 싸울 때 이 기자는 늘 환하게 웃었다"라고 고인을 떠올린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 기자가 추구했던 언론의 자유가 우리 사회의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 되고 상식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직기간 중 발견된 '복막 중피종'으로 치료를 받아 온 MBC 이용마 기자는 이날 오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50세로 영면했다.

1969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고 이용마 기자는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대학원을 거쳐 1996년 MBC 기자로 입사한 뒤 보도국 사회부, 문화부, 외교부, 경제부, 정치부 등에서 재직했다.

현역 시절 그는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가족묘지 고발 기사,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감사 과정에 대한 밀착취재 등 다수의 특종을 기록하면서 이름을 날렸다. 

2011년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을 맡은 고인은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주도하다 이듬해 부당 해고를 당했다.

그러나 그는 해직 기간 중에도 인터넷 방송과 연구 및 강의, 저술 활동 등을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을 꾸준히 이어갔다. 

결국 해고 5년 9개월만인 2017년 12월 8일 복직이 성사됐지만, 병으로 인해 불과 사흘 만인 11일이 마지막 출근일이 됐다. 

MBC는 고 이용마 기자를 기리기 위해 장례를 사우장으로 치를 계획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수영씨와 자녀 현재, 경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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