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신사옥 조감도./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최문석 기자] '석탄 화력발전 시즌제' 도입이 거론된다. 한국전력공사(한전)의 향후 경영 실적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한전과 발전 계열사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를 출범한 뒤 여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분야는 발전, 수송, 산업, 국민실천 분야로 나눠 권역별 토론회와 대토론회 등 시민,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오는 10월에 관련 대책을 대통령에 보고할 계획이다.

이 중 최근 미세먼지를 위한 대안책으로 '석탄 화력발전 시즌제' 가 거론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고농도가 분출되는 특정시기에 석탄 화력발전소의 출력을 보다 제한하는 조치다.  현행법상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이뤄지면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35기의 출력을 제한하고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관계자는 "국민토론회 안에서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높아지는 12월부터 3월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제한하자는 의견에 공감대가 이뤄진 건 맞지만 정책으로 구체화된 건 아니다"라며 "다음달 7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국민대토론회 때에는 핵심의제를 구체화하고, 오는 10월에 대통령에게 관련 대책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약 오는 10월부터 '시즌제'가 도입된다면 석탄화력 발전소에 산업용 전기를 공급하는 업계에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석탄 발전소 발전량이 줄면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이를 대체하는 발전용 LNG가스가 공급돼야 하는데, 향후 국제 LNG시장에 따라 비용책정이 불확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점쳐지는 이유다. 

실제로 한전은 실적 하락 요인으로 석탄 발전량 하락을 꼽았다. 

한전이 지난 14일 발표한 '2019년 반기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9285억원으로 1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147억원보다 1.1%가 늘어난 것으로 2012년 상반기 2조3020억원의 적자 이후 최대치다. 이 중 '2분기 석탄발전 이용률'은 올해 58.6%로 2018년(65.4%), 2017년(69.1%), 2016년(84%)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한전 자회사의 석탄발전소 발전량은 43.1TWh로 10.1%가 하락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아직 정부 정책으로 가시화 되지 않아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가 봄철에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한 점이 2분기 실적에 영향을 줬다"면서 "다만 정부 정책이 구체화된 건 아직 없기 때문에 실적에 영향이 있을지 논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 관계자도 "서부발전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향후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이라면서도 "정부가 내놓을 정책이 무엇인지를 보고 관련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