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본사 지분 99.96% 보유
‘아베마트’ 로고 등장·욱일기·소비자 홀대 논란까지

ABC마트는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최근 이미지 타격이 심각한 상태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ABC마트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최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명단에서 제외한 가운데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열풍이 더욱 몰아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에선 그간 불매운동의 첫 타깃이었던 유니클로에서 최근 ABC마트로 무게 추가 기울어간 모양새다. 일각선 불매운동 대상이 이른바 ‘두 번째 타깃=ABC마트’란 말이 돌 정도다.

그간 ‘ABC마트’만은 일본제품 불매운동 움직임 속에서도 유일하게 선방하고 있던 기업이다. 그러나 일본 지분이 100%에 달하는 기업들에 분노가 확산되면서 표적이 됐다.

◆ 대표적인 일본 기업 지목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BC마트는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최근 이미지 타격이 심각한 상태다.

ABC마트는 국내 신발 멀티숍 점유율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ABC 마트는 국내에 25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자본이 투자 기업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아 정작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매 운동 초기부터 지금까지 온라인 상에선 유니클로와 ABC마트가 일본 브랜드라는 게 확실하다는 증거가 꾸준히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BC마트=ABE(아베)마트’ 등의 로고까지 등장한 상태다.

실제 한국지사인 ABC마트코리아는 일본 본사인 ABC-MART, INC가 99.96%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0.04%는 대표이사와 이사 총 두사람이 함께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BC마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5,1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지난 한해 영업 이익만 427억 원에 달했다.

ABC마트 코리아는 지난 2010년부터 일본의 ABC-MART, INC.과 상표권 등의 계약을 체결해 매출의 일정액을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82억 원을 일본 본사에 로열티(상표 사용료)로 지급했다.

이를 근거로 ABC마트는 대표적인 일본 기업으로 지목돼 불매운동 타깃 대상이 된 셈이다.

◆ 논란의 중심

ABC마트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최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ABC마트가 명백히 일본 기업이라며 각종 논란을 조목조목 짚었다. 서 교수는 한국 홍보 전문가로,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나가는 일관적 행보를 통해 다수의 국민 지지를 받고 있다.

서 교수는 특히 ‘욱일기 광고’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ABC마트 ‘메가스테이지’ 매장에서 방송했던 욱일기를 활용한 광고영상 화면 캡처를 공개한 것이다. 논란이 된 사진 속 여성은 욱일기 문양의 배지를 청재킷 왼쪽 가슴에 부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 교수는 “비록 ABC마트에서 제작한 광고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한복판에서 욱일기 활용 영상을 검증없이 노출한 것도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ABC마트 불매운동이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에 비해 잘 안 되고 있다”며 “ABC마트는 일본 본사가 지분 99.96%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 기업”이라고 재자 강조했다.

아울러 일각에선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제품 관련 피해구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2017~2029년 6월까지 일본상품 피해접수 현황’을 최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국내시장에 진출한 일본 업체 15곳의 상품에서 총 1,134건에 달하는 피해구제신청이 접수됐다.

특히 ABC마트 상품에 대해 접수된 피해구제신청이 전체의 60.0%(680건)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구제신청 이유는 ‘품질·A/S 관련’이 1,037건(91.4%)으로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처리결과 대부분 ‘정보제공 및 상담’으로 마무리되면서 실제 피해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는 346건(30.5%)에 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한국 소비자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편, ABC마트 관련 싸늘한 여론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불매 운동으로 인해 내부 직원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일본 브랜드는 국내 불매운동 파장으로 매출 감소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상태다. 이에 이 관계자는 “ABC마트 역시 매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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