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일본계’ 오해 해소 위해 안간힘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 사진=아프로서비스그룹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반일감정이 확산된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일본계 금융회사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일본기업 리스트를 작성해 해당 기업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계 기업이 아닌 명백한 한국 기업임에도 일본계라는 이미지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저축은행 업계 2위에 자리하고 있는 OK저축은행이 일본계 금융사라는 인식 때문에 오랜 기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익히 알려진대로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일본 투자회사인 SBI홀딩스가 지분 84%를 보유한 일본계 회사다. SBI홀딩스는 80여개 금융 자회사를 거느린 일본의 대형 금융사로, SBI그룹은 뿌리가 일본에 있는 기업이다. 우리나라에는 SBI저축은행과 SBI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특히 SBI저축은행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은 과거 자신의 블로그에 “일본 교과서에 독도와 위안부 문제를 극우적으로 기술한 것과 관련해 환영한다”, “일본 정부가 역사를 제대로 분석하고, 옳다고 믿는 사실을 전달하는 게 뭐가 나쁘냐”, “아사히 신문의 위안부 강제성을 보도는 중대한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이를 용납할 수 없다” 등 ‘극우성 혐한 발언’을 게재해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SBI저축은행을 비롯해 일본계가 대주주인 회사들이 유독 많다. SBI저축은행 외에 8위 JT친애저축은행, 9위 OSB저축은행, 18위 JT저축은행 등이 대표적인 일본계 자본으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OK저축은행은 세간의 이미지와는 달리 명백한 한국 기업이다. 일본계라는 잘못된 인식은 OK저축은행의 모회사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최윤 회장이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동포 3세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일본 나고야 출생인 최 회장은 일본에서 신라관이라는 요식업으로 사업에 발을 들인 뒤 지난 1999년 한국에서 대부업체 원캐싱을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했다. 이후 지난 2004년 일본 대부업체인 A&O를 인수해 J&K 캐피탈을 세웠다. 또 2007년에는 7개 자회사를 통합해 아프로파이낸셜(러시앤캐시)을 출범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그룹명을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바꾸고 현재 OK저축은행·OK캐피탈 등을 주요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OK저축은행의 대주주는 지분 98%를 보유한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이며, 아프로서비스그룹대부의 대주주는 마찬가지로 지분 98%를 보유한 최 회장이다.

일본에서 시작한 이력과 대부업 전신이라는 이유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항상 일본계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여기에 재일교포 3세인 최 회장이 야쿠자 출신이라는 루머부터 J&K가 배당 등으로 한국의 자본을 일본으로 유출시키고 있다는 소문, 자금 횡령설 등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루머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심지어 최 회장은 재일교포 3세 출신임에도 지금까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한국인이다. 최 회장은 주머니 속 한국여권을 사석에서 공개하며 한국인임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남다른 한국사랑은 ‘OK’라는 각 계열사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OK는 ‘오리지널 코리안(Original Korean)’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한국인이라는 최 회장의 자부심을 담은 네이밍이다. 또 모기업 광고에 ‘한국’과 ‘토종’ 태권브이를 앞세운 것도 같은 이유다.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차별·편견 등을 당하며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과거를 털어놓기도 한 최 회장은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며 ‘사회공헌가’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02년 ‘OK배정장학재단’을 출연해 지금까지 매년 중학생·고등학생·대학생·대학원생을 각각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OK배정장학재단은 설립 이래 17년 간 국내외 대학생 및 스포츠 꿈나무 등을 포함한 장학생 5800여 명에게 140억원의 장학금을 후원해왔다. 또 연간 수십억원을 써가며 국내 프로배구단을 운영했고 농아인 야구, 여자농구 등 여러 비인기 스포츠 종목의 선수와 팀을 후원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은 이름의 유래부터 한국을 뿌리로 한 기업이지만 OK저축은행과 아프로서비스그룹을 여전히 일본계로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 “하지만 이들 기업은 국내외에서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업계 귀감이 되는 우수 토종기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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