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최대 2조·부채 7조…SK·한화 등 ‘손사래’
채권단 ‘통매각’ 원칙…장기화시 ‘분리매각’ 가능성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최대 2조 몸값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연내 매각’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예상매물가격만 최대 2조원, 아시아나는 7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고 있다. 잠재 후보군으로 꼽히는 대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연내 매각, 특히 계열사와의 ‘통매각’ 원칙이 깨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지난 25일 아시아나 주식 6868만8063주(31.0%)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지만, 매각 대금 및 방식에 대해 많은 인수 후보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아시아나 인수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 사이다. 여기에 아시아나의 부채가 7조원 이상인 만큼 자금 여력이 월등한 대기업만이 인수전에 참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SK, 한화, GS, 애경 등이 인수 후보 물망에 올라와 있는 상태다. 자금 동원력 및 항공업 연관 측면에서 유력한 후보인 SK그룹과 한화그룹은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다 SK그룹은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금호미쓰이화학과 관계기업이어서 금호석유화학 및 특수 관계인이 이번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자격 조건과 관련, 입찰 제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GS그룹은 정유회사인 GS칼텍스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신중한 분위기다. 다소 자금력이 밀리는 애경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적항공사가 매물로 나올 일은 흔치 않지만 인수 대금 부담으로 기업들이 쉽사리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 매각과 관련, 계열사와 묶어 파는 통매각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기업을 묶어 팔아야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3일 넥스트라이즈 개회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 정상화가 잘 이뤄지길 바라는 목표를 갖고 투자자를 물색한다는 것과 계열사 간 시너지가 있기 때문에 통매각을 원칙으로 한다”며 통매각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전이 장기화될 경우 분리매각 필요성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뚜렷한 인수 후보군이 나오지 않거나 매수자가 원할 시 분리매각이 이뤄질 수 있단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수익이 적은 자회사들을 함께 인수하기보다는 아시아나 자체에만 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항공업계 3~4위권(공급 기준)에 해당하는 에어부산의 경우 영남권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연내 아시아나 매각을 완전히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에어부산 등 계열사의 분리매각 가능성으로 기대감이 존재한다”며 “분리매각은 연내 매각을 위한 또 다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아시아나 매각은 예정대로라면 최소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매각 공고 이후 예비입찰이 진행되면 9월 초경 쇼트리스트(인수협상대상 후보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10월 말~11월 초 본입찰을 실시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매각 공고 후 언론에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아시아나의 중장기적인 미래가 담보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관점에서 아시아나의 미래에 가장 도움이 되는 회사가 매수자로 선택됐으면 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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