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 오픈 가능할까
“기존 임차 소상공인을 위한 최적의 조건”
상인회 호소 ‘일파만파’

청주 드림플러스 상인회와 이랜드리테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 사진=최은경 기자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이랜드리테일과 청주 드림플러스상인회(이하 상인회)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2015년 11월 이랜드 측이 상가 일부를 인수하면서 관리 운영권 등을 둘러싸고 기존 상인회와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해당 사안이 장기화 양상을 보인 가운데, 이랜드리테일 NC청주점 8월말 오픈이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양측 엇갈린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진실공방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 갈등은 진행중

15일 <본지> 취재진이 방문한 현지 드림플러스 주변 곳곳은 여전히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고공농성은 14일째, 집회는 전날까지 이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피로감은 쌓여감에도 되레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게 상인회 관계자 말이다. 서로를 격려하고 무언가 논의하고 있는 이들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과거 드림플러스 원소유자는 국제건설이었다. 2013년 파산 뒤 상가 75%가 법원 경매로 나온 뒤 이랜드리테일이 2015년 11월 소유권을 확보했다. 이후 상가를 임차해 영업하는 상인들이 중심이 된 상인회와 사이에 관리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

문제는 이랜드리테일를 포함한 드림플러스 입점상인연합회(관리단)은 NC청주점 리뉴얼을 통한 정상화를 요구한 반면, 상인회가 이에 반발, 사업이 한 발짝도 진척되지 못하면서 결국 내달로 예정된 오픈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드림플러스 3층은 현재 리모델링 공사에 한창 중이다. / 사진=최은경 기자

◆ 사측, “최선을 다했다”

현재 이랜드리테일은 내달 말 NC청주점 오픈을 알리며 리모델링 공사에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유통업체의 등장에 각종 부작용이 뒤따를 수는 있으나, 그간 낙후됐던 드림플러스가 리모델링 후 오픈하게 되면 유동인구 증가 등 지역 전체의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드림플러스에는 새로운 점포들이 입점하기는커녕, 기존 점포들도 발을 빼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측은 상인회와의 갈등이 오픈에 임박해 격화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그간 입점 상인회에서 맡았던 점포관리 권한이 상가를 인수한 이랜드리테일 측 관리단으로 넘어간 상태다. 

앞서 이랜드리테일 측은 최대 난제였던 드림플러스 리뉴얼 관리 및 기존입점 상인과의 상생방안을 공개했다. 대규모 상가 내 핵심 점포들이 입점하는 1층에 1,000㎡ 규모의 ‘소상공인 상생존’을 만들기로 했다. 또한 기존 드림플러스 임차인들에게 내주기로 한 영업장도 상생 차원에서 7층에서 1층으로 이동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첫 1년 무상, 최대 10년 기간의 입점 기회를 제공한다고도 밝혔다.

이랜드 측은 “이 같은 결정은 상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역으로 임차 상인존을 구성해 임차 상인들이 개장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조치한 가이드라인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이 새롭게 제안한 조건들이 작년에 제안했던 것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라며 “대규모 유통점포에서 1층에 상생존을 두는 사례는 아마 최초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측 관계자는 또 “그간 상인회 주장을 경청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지만, 지속된 갈등 상황에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백화점 오픈은 일정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랜드리테일 측은 현장에 관계자를 보내 상인들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등 상생을 위한 지속적인 협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관리단 측이 상인회에 정면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 파장이 일고 있다. 관리단은 “하루라도 빨리 NC백화점이 입점해 정상적인 상가에서 제대로 된 장사를 하고 싶다”며 “그간 우리는 상인회가 구분소유자나 입점상인들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행위들을 벌여온 데 대해 생업을 핑계로 참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상인회의 억지와 방해가 도를 넘어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기에 이르렀기에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관리단 옥준상 대표 역시 “공실 사태 등 여러 어려움 때문에 많이 힘든 상태다. NC백화점이 입점해 하루라도 빨리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드림플러스 구분소유자들은 지난 2월 ‘집합건물법’에 명시된 절차를 통해 총회를 열고, 관리인과 6명의 구분소유자들을 관리위원으로 선출, 적법한 관리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올 3월부터 관리단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공농성과 시위를 이어가는 현장. / 사진=최은경 기자

◆ 고공농성 14일째

그러나 상인회 측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수십여 명의 용역 직원이 투입돼 건물 내 일부 기물이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용역직원과 상인회 소속 상인들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부상자가 속출하는 사고도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드림플러스 피해자 상인 A씨는 “이랜드리테일은 상생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것은 대기업의 횡포라고 볼 수밖에 없다. 현장에선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흘러가는데 여전히 해결된 건 없고 앞으로 살아갈 게 막막하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안석우 청주드림플러스상인회 이사는 “지난해 4월 정의당 등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이랜드리테일과 상가정상화를 위해 상생협약을 맺었다”며 “그러나 지난달 이랜드가 NC청주점 개점을 선언하면서 낸 내용을 살펴보니 기존 상인회와 맺은 상생협약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랜드는 상가 1층에 상생존을 만들어 기존 드림플러스 상인들에게 입점기회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이는 지난해 체결한 상생협약과 다르며 상인들에게 불리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상인회에 따르면 이들이 당시 임차 구역을 7층으로 옮기는 데 합의한 것은 CGV 영화관 매표소 존재란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8월부터 7층 영화관 매표소를 8층으로 옮기고 그 자리를 식당가로 만들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결국 상인회 측은 이를 이유로 이랜드리테일은 애시당초 합의 이행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실제 건물 7층보다 1층의 보증금이 싼 것처럼 보이지만 1층과 7층의 구좌당 면적이 다르다고도 주장했다.

안 이사는 “7층 도면을 살펴보면 1계좌당 4평 기준으로 배정했으나, 1층은 1평 기준이었다. 결국 평당 보증금으로 환산하면 1층 보증금이 7층 보증금보다 배가 비싸다. 이랜드는 1층 임차조건이 더 좋은 것처럼 상인들을 속이고 있다”고 밝혔다.

◆ 지위 상실 왜?

현재 상인회는 청주시가 대규모점포관리자 자격에 결격사유가 있다고 통보한 부분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이는 지난 5월 1일 상인회가 ‘대규모점포관리자’의 지위를 상실했던 게 발단이다. 유통산업발전법 상 ‘매장 운영 면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대규모점포관리자는 매장이 분양된 대규모점포를 유지·관리하는 자를 말한다.

상인회는 청주시의 이 같은 일방적 통보가 이랜드 측 주장만을 듣고 내린 어처구니없는 판단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달 청주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림플러스 관리자 자격 유무에 대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드림플러스 입점상인연합회(관리단)는 설립 자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드림플러스 ‘관리권’을 둘러싼 싸움은 점차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드림플러스 관리자 자격 유무에 대해선 행정보안법상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상인회는 지난해 마련된 상생 협의안대로 ▲입점상인들의 7층 영업 ▲NC백화점 오픈 이후 상인회 직원의 고용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협약안대로 실행하자는 것이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