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덕순 KB금융지주 전무, 등급 제한 풀어 일시적인 자금난 소상공인 '숨통'

신덕순 KB금융지주 SME(중소기업)부문 전무 겸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그룹대표. /사진=KB국민은행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신덕순 KB금융지주 SME(중소기업)부문 전무는 'KB셀러론'이야 말로 정부가 원하는 혁신금융상품이라고 연신 강조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세우빌딩에서 신 전무를 만났다. KB국민은행은 소호(SOHO)의 경우 월등하게 시장점유율 1위 은행이다. 소호는 소규모 자영업, 개인사업자를 의미한다. 그만큼 신 전무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신 전무는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그룹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신 전무는 “경기가 많이 안좋다”며 “영업과 중소기업은 경기흐름과 많이 맞물려 들어간다”고 말했다. 대내외적인 경제변화에 중소기업인, 소상공인들이 좌불안석이다.

그는 KB국민은행의 대출상품인 'KB셀러론'이 소상공인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데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아쉬워 했다.

'KB셀러론'은 KB국민은행(행장 허인)이 지난해 출시한 금융상품이다.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이 운전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현금흐름 기반의 상품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물건을 판매하고 바로 대금을 정산 받지 못하는 등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업자(셀러)들은 ‘KB셀러론’을 통해 판매대금을 앞당겨 지급받고, KB국민은행은 대출된 자금을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정산한다. 이 과정에서 셀러들은 매출이나 반품 등 관련 데이터를 통해, 신용등급이나 신용점수에 의존할 필요 없이 현금흐름을 이용해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매출 발생부터 대금 정산까지 통상적으로 오픈마켓의 경우 10~15일, 소셜커머스의 경우 40~60일 가량이 걸린다.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던 셀러들이 ‘KB셀러론’을 이용할 경우 매출이 발생한 당일 또는 다음날부터 대금을 앞당겨 받을 수 있게 된다. 셀러들은 현금유동성을 조기 확보해 원활한 재고 관리 및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KB셀러론’은 셀러의 신용이나 담보가 아닌 매출채권을 주요 담보로 금융서비스가 제공되는 공급망금융 상품이다. 매출채권 담보를 시작으로 데이터가 누적되면 앞으로는 소상공인 대상 신용대출에도 관련 데이터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KB셀러론’은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셀러의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운전 자금을 대출해 준다. 기존에는 대출이 불가능했던 신용등급 8~10등급 셀러까지도 연5.8%로 자금 융통이 가능해졌다. P2P업체 등의 유사상품 이자율이 11~20%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KB측은 향후 대형 유통업체를 통할 경우 4~5%대로 이자율을 내릴 계획이다.

신 전무는 “KB셀러론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다 대출해준다. 정부가 원하는 혁신금융상품이다. 위메프에 100억원을 주고 SGI보증보험 300억원으로 총 400억원을 진행했다. 처음엔 8~10등급에 대해 제한을 했는데, 중간에 제가 오면서 다 풀었다. 위메프 20억원 정도가 팔렸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신용등급 제한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신사는 100억원 정도 시작한다. 무신사가 제품이나 회사의 신용도, 판매흐름 등을 정확하게 체크하기 때문에 무신사를 믿고 대출해준다. 저희도 데이터를 유추해서 무신사와 함께 분석해봤는데 (셀러들의)신용도가 다 괜찮다. 제한된 범위에서 일시적으로 8~10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그런 리스크를 우리(KB국민은행)가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영업력을 보고 한번 해보자는 것이다. 1금융권에선 첫 시도”라고 소개했다.

위메프에서 한번 테스트를 해봤더니 사실상 8~10등급 사업자는 제한된 숫자만 들어오지, 실제로 신청자 중에선 없었다는 얘기다. KB국민은행에선 셀러의 영업력만 보고 대출을 해도 지장이 없겠다고 판단, 무신사와 계속 업무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유사한 업체들의 'KB셀러론'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위메프·무신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확보한 셀러만도 약 3만3000개다.

KB국민은행은 이베이, 쿠팡, 11번가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중소판매업자 모두와 상생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무신사는 신 전무가 현장에서 직접 발굴한 기업이다.

신 전무는 1963년생으로 계성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국민은행 서초지역본부장, 강서·양천지역영업그룹 대표, 남부지역영업그룹 대표를 거쳐 지난해 말 중소기업고객그룹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탁월한 영업능력으로 그룹에서 받은 상패만 4개다. 모두 현장에서 발로 뛰고 우수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신 전무는 중소기업부문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고 행원은 영업력을 갖춰야 한다. 전임자인 김남일 전무는 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영전했다. 허인 행장도 영업그룹 부행장에서 승진한 케이스다.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그룹 부문은 신 전무가 오면서 역동성이 강화됐다고 한다. 내부에선 기업이 뭐가 필요한지, 현장에서 다 이해하니 스탭들은 지시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로 맞춰 가면 된다는 후문이다.

신 전무는 “무신사를 비롯해 공급망 업체들과 계속 ‘KB셀러론’ 업무협약을 맺어 소상공인, 판매업자, 자영업자들에게 다 대출해줄 것”이라며 “정부가 제한 두지 말고 영업력만 보고 대출하라는 혁신금융상품이 바로 ‘KB셀러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초 온라인플랫폼에 입점해 재화를 판매중인 자영업자·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공급망금융(Supply chain) 애자일(Agile) 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기업금융솔루션Unit’으로 조직을 확대하고 공급망금융 활성화 및 기업자금관리서비스(CMS)를 기반으로 한 기업금융 종합서비스 제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금융솔루션Unit’에서는 ‘KB셀러론’이외에도 플랫폼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공급망금융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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