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 활성화 일환 ‘개소세 추가 연장’ 고심

자료사진./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자동차업계의 시선이 오는 6월 말 종료되는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 연장에 쏠렸다. 정부가 개소세 추가 연장을 고심 중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완성차 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만개의 부품이 필요하다. 즉 수많은 기업과 근로자가 얽혀 있다. 한국GM이 군산공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군산은 인구감소, 실업률 증가 등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가 국가 경제를 위협한다고 보고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경기부양책으로 자동차산업 활성화 카드를 꺼내들곤 한다. 그 중에 하나가 개소세다.

개별소비세는 1978년 도입된 특별소비세의 이름이 바뀐 것이다. 사치품에 세금을 가중부과해 건전한 소비를 장려하고 소득재분배를 도모하고자 시행됐다. 정부는 자동차 가격의 5%를 세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개소세를 기존 5%에서 3.5%로 인하하는 방안을 연말까지 한시 적용했다.그러나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자동차 산업 위축이 이어지자 올해 6월까지로 이를 1차 연장했다.

개소세 일몰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1~4월 자동차 내수판매는 56만87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국산차의 경우 0.8% 소폭 증가하며 보합세를 유지했고, 수입차는 23.3% 급감했다.

현대차, 쌍용차 등이 신차를 앞세워 내수시장에서 판매를 유지한 덕분이다. 한국GM은 여전히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르노삼성은 모델 노후화와 노사갈등이 심각해 판매 역시 급감한 상태다.

현대차는 올들어 지난 4월까지 국내에서 25만5370대를 판매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9.6%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신차의 힘이 컸다. 신형 쏘나타가 인기를 끌었고 팰리세이드가 2만4632대나 팔리며 고수익을 안겼다.

동기간 쌍용차도 17.2% 증가한 3만7625대를 판매했다. 신형 코란도와 렉스턴스포츠 칸이 인기를 얻으면서 판매를 견인했다. 티볼리도 선방하며 전년 수준을 이어갔다.

반면 기아차는 9.8% 감소한 15만7465대를 팔았다. 신차 효과가 사라진 K시리즈의 판매 부진, 주력인 쏘렌토와 스포티지, 스토닉 등 RV 차량도 내리막을 걸었다.

한국GM도 8.8% 하락한 2만3083대 판매에 그쳤다. 그나마 말리부가 새로운 트림이 추가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8% 판매가 늘었다.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트랙스도 38.4%나 개선됐다.

르노삼성차는 13.8% 줄어든 2만2812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 생산·판매하는 모델 중 QM6를 제외한 전 모델이 역성장했다.

수입차는 양강 브랜드인 벤츠, BMW가 각각 29.6%, 55.1%나 판매량이 줄면서 전체 판매량이 급감했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개소세 인하 일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간신히 유지되던 보합세마저 한순간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개소세가 이대로 일몰되면 사실상 오는 7월은 ‘거래 절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2016년에도 개소세 인하 종료 이후 자동차 판매실적이 급감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도 개소세 연장이 2월에 결정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수 활성화란 숙제를 해소하지 못한 만큼 개소세 인하 추가 연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경기상황과 자동차 시장 동향을 감안할 때 (자동차 개소세 인하는) 긍정적인 방향에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도 지난 10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에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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