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이견으로 국회가 공전 중인 가운데 지난 19일(어제) 국회의장 주재로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 민생·개혁 법안 등이 여전히 표류해 2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사진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모습. 2019.02.20./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두 달째 국회를 휴업중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총성 없는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20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등 '우경화' 논란 및 일부 당권주자들의 탄핵부정 논란에 대해 비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자유한국당이 또다시 퇴행적 역사인식을 드러냈다"고 했다.

그는 특히 "5.18 망언으로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에 정면도전 하더니 어제는 황교안 전 총리 등 당권주자들이 앞다퉈 탄핵이 잘못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지난 19일 TV조선 주최로 열린 한국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이제 와서 탄핵이 잘못 됐다는 것은 명백한 자기부정이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힐난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한국당의 5.18 망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5.18) 망언 의원을 제명시키지 않고 있는 것은 쿠데타를 옹호하는 것이고,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 힘으로 지켜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정치성을 분명히 하기를 바란다. 건전한 보수가 아닌 극우의 길을 가겠다는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훈 최고위원도 이 자리에서 "한국당이 여전히 5.18 모독에 진정으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5.18 모독 발언 관련 처벌을 유예받은 당사자는 당내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5.18 망언을 쏟아내며 민주주의 기반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면 반박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김경수 지사의 구속과 관련해 민주당 전체가 여론을 조작했다고 물어도 되겠나"라며 "일부 의원의 발언을 갖고 우리 당 전체 입장인 것처럼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그만하라고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청와대 특별감찰반 진상조사단-김경수·드루킹 특별위원회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우리 당에 역사왜곡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며 이같은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에 대해 "드루킹 특검은 반쪽자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간이 연장되지 않은 유일한 특검이었다"라며 "드루킹 재특검을 요구한다. 새로운 특검법을 조만간 제출할 것"이라고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해 12월31일, 청와대 특감반 사태를 계기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를 끝으로 사실상 두 달째 국회 휴업중이다. 국회법(제5조2항)에 따라, 2·4·6·8월에 임시회를 열어야 하지만,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아직 2월 임시국회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

한국당은 ▲‘김태우 청와대 특감반원 폭로’ 관련 특별검사제 도입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국정조사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관련 국정조사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 강행 철회 등의 요구를 관철시키며 2월 국회를 미루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두 거대 양당은 국회 소집을 회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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