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몸담아 온 ‘하림맨’…“국내 축산업 성공적 롤 모델 만들어 갈 것”

지난해 전북 익산시 하림 본사에서 박길연 하림 대표이사가 취임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최근 하림 상생 농가의 연간 수익이 최초 2억원을 넘어 섰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가운데 지난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돼 신선육 사업부문(사육·사료·도계 및 제조)을 담당하고 있는 하림의 수장, 박길연 신임 대표이사의 경영체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9일 하림에 따르면 하림육계농장 298호(3회정 이상 농가 기준)를 대상으로 평균 조수익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2억300만원으로 2017년 대비 1200만원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그간 하림이 무창계사 신축 지원 등 시설현대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농가 생산량을 높여 왔고, 지난해 평균 사육규모도 7만2000수로 2017년(6만7000수) 대비 9%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를 계기로 하림은 장기적으로는 미국 평균 규모인 10만수까지 확대해 농가의 안정적인 고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실제 박 대표는 이번 결과를 계기로 농가 소득 향상을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내 축산업의 성공적인 롤 모델로 만들어 가겠단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성과는 취임 당시 박 대표가 내놨던 비전·전략과도 일치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승부수를 던졌던 하림의 각자대표 체제가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하림은 CJ·동원 등에 따라 경쟁이 심화하며 육가공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3년부터 하림의 육가공 사업은 지속 적자·손실을 내왔다. 이런 상황 속 박 대표는 김홍국 회장이 내세운 구원투수다. 기존 하림의 대표이사가 주로 외부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그의 취임은 파격적 인사라는 게 업계 평이다. 당시 이문용 전 사장이 고령 등을 이유로 상임고문으로 물러나며 박 대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그는 20년 이상 하림그룹에 몸담아 온 소위 ‘하림맨’이라 불리운다. 오랜 기간 그룹 내 핵심 계열사를 거쳐온 그 였기에 김 회장의 높은 신임을 얻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실제 사내 사육과 생산, 영업·경영 등 전 부분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통하는 그의 이력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박 대표는 1985년 서울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후 천하제일사료에 입사했다. 제일사료의 경우 지난 2001년 하림그룹에 인수됐다. 인수 후 그는 제일사료 사육현장에서 판매본부장을 맡았으며, 올품의 영업본부장을 거쳐 하림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9년부터 한강씨엠 대표이사를 맡아 닭고기 계열화사업의 사육·생산, 영업·경영까지 전 부분을 두루 경험한 바 있다. 하림의 4개 가금회사 가운데 무려 3개사를 거친 셈이다. 그 중 그가 역임했던 올품·한강씨엠은 하림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기업으로 꼽힌다. 때문에 업계에선 그의 대표 발탁이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런 박 대표가 제시한 하림의 경영전략은 농가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농촌지역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다. 지난해 그가 내세운 전략 가운데 최근 안정적인 계열화 사업으로 새로운 기록 달성이란 쾌거를 이루며, 현재 하림은 육계 계약농가의 가구당 1년 연소득 2억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박 대표의 행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앞서 그는 지난해 전북 익산공장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농가의 소득수준 향상과 농촌지역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도 더욱 앞장서 나갈 것”이라며 “비전 달성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는 것과 농가소득 2억2000만원을 달성하는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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