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2019.02.1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2월 임시국회가 여야의 이해관계로 개최 불투명 상황에 놓였다.

1월 임시국회는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의 요구로 소집됐지만 소득 없이 종료됐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소집보다도 자신들이 내건 조건이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당 "민주당이 먼저 답해야..."

한국당은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의혹 국정조사와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 수사관 폭로 의혹 특별검사,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국회 청문회를 비롯해 지난 해 국정 감사 당시 불거졌던 ‘고용세습 의혹 국조’ 등의 사안을 요구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2월 국회가 열릴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는 이미 민주당과 얘기했다"며 "이 부분을 민주당이 제대로 협조해서 2월 국회가 빨리 열리도록 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수용할 수 있는 요구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특검은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국정조사도 마찬가지로 검찰고발을 했기 때문에 수사가 있어야 되는 것”이라며 “조 선관위원 같은 경우 청문회를 하고 나서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청문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사상 최초다. 그래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다른 뜻이 있는 것 같다”며 "한국당은 선거법 논의 자체에도 잘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도 있고 이런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이렇게(시간끌기)하는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5.18 망언 논란 답해야..."

민주당도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폠훼’ 발언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김진태·김순례 의원 징계 유예 결정을 거듭 비판하며 두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한국당은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 결정을 철회하라"며 "한국당은 당장 망언 3인방을 퇴출하든지, 차라리 애국당과 통합을 하든지 조속히 양단간 결정하라"고 힐난했다.

현근택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당이 징계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되 해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징계하지 않는 소위 '꿩 먹고 알 먹고'를 노린 '대국민 기만 쇼'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거대양당에 '새우등' 터지는 군소정당

양당의 이해관계로 민생이 뒷전이 된 것은 당연지사다. 이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기득권 양당의 맹성을 촉구하고 제발 일하는 국회를 만들 것을 거대양당에 호소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월 임시국회는 민주당이, 2월은 한국당이 보이콧하면서 연이은 거대양당의 보이콧 정국으로 산적한 현안들이 뒤로 미뤄졌고 선거제도 개혁과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 민생 법안이 쌓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국회 윤리특위가 세간의 의혹을 불러일으킨 5·18 망언 의원 징계조치 뿐만 아니라, 서영교·손혜원 의원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시일 내에 결정해야 한다"며 "윤리특위는 20대 국회에 제출된 22건 징계안을 모두 방치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징계조치가 결정된 사례가 1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종철 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1월에는 여당이 놀고 2월에는 제1야당이 놀겠다면 과연 소는 누가 키워야 하는 것인지 국민들은 궁금하기만 하다”며 “이럴 바에는 차라리 영원히 노는 게 낫겠다는 ‘국회무용론’이 국회 담벼락을 에워싸고 있음을 거대 양당만 모르고 있다”고 힐난했다.

◆2월 임시국회 재차 '무산'

결국 국회 여야 3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원내대표 회동을 가졌다. 이날 의제는 단연 개최 지연 중인 2월 임시 국회에 대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도 여야는 양보없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최근 자유한국당의 5ㆍ18 망언 문제는 한국당에서도 함께 해 분명하게 처리하고 가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5.18 망언에 대해 한국당을 압박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 검찰 수사로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며 “김태우 특검과 신재민 청문회, 손혜원 국정조사 등 어느 것도 여당이 답하지 않으면서 국회 정상화를 하겠다는 것은 책임있는 여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같은 이견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양당이 진정어린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는 뒷전”이라며 “산적한 현안 앞에 국회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한없이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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