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시 대의동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의혹 해명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2019.1.23./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의혹에 정면돌파 했지만 여전히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3일 “모든 질문에 답하겠다”며 의혹의 중심지인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역사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손 의원이 직접 목포 현장을 찾아 기자간담회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최초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손 의원은 “혹시 SBS 기자들 왔나”라며 “그분들을 앞자리로 모셔달라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는 SBS가 지난 15일 손 의원 관계자들이 목포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이 공식적으로 지정되기 1년5개월 전인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 반 사이 건물 9채를 순차적으로 사들였다고 보도한 것에 따른 대응이다.

그러면서 손 의원은 “저의 해명은 나오지 않고 있는데 또 다른 왜곡보도가 계속 나왔다”며 “이렇게 백날이 가면 여러분들은 제가 부서질 것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도 계속 싸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최대 쟁점은 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본인 포함 가족과 지인이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건물을 매입한 행위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에 어긋나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제가 가져가는 이익이 없기 때문에 이해충돌이 아니다. 다 버려진 도시에 사람들을 오게 만드는 것은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저는 문화 전도사로 나서서 동네를 살아나게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을 통해 목포 구도심 부지를 매입하고 나전칠기를 모으기 시작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 박물관은 19세기까지만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20~21세기 작품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제가 가지고 있다가 세월이 지나서 박물관이 필요로 하면 기증하려고 모은 것”이라며 나전칠기 박물관 계획이 있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평생을 살면서 한 번도 제 이익을 위해 행동하거나 움직인 적이 없다”면서 “저는 처음부터 제가 갖고 있는 유물 컬렉션을 목포시나 전라남도에 다 드리겠다고 했다”고 호소했다.

특히나 손 의원은 투기에 대한 논란에 "매매차익이 실현되어야 투기인데 죽을 때까지 목포에서 살겠다"며 역사 공간 인근 부동산을 팔아 시세 차익을 실현하지 않았고, 추후 박물관 기증할 계획이라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으므로 이해충돌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손 의원은 한 발 물러서 “제가 모르는 이해충돌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찾아보고 조심하겠다"며 "혹시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손 의원은 ‘조카 명의 부동산도 시ㆍ도에 환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조카 집을 국가에 줄 거냐고 기자가 물을 권리는 없다”라고 일축했다.

또 아버지의 독립유공자 선정 논란에 대해서는 "돌아가신 지 20년이 되신 분이고, 독립운동을 했다고 평생 불이익을 받으신 분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함구했다.

여당에서는 손 의원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 후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의 정황을 종합해 투기 목적은 없었다는 손 의원의 입장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그 외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추후 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할 방침”이라며 손 의원에 대한 징계 건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민주당 측은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을 제기한 SBS보도가 사실 관계와 다른 부분이 있었음을 확인한 동시에, 손 의원의 해명이 의혹의 상당 부분을 소명시켰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청와대는 이번 사안에 대해 “당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뚜렷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에서 별도로 그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며 이날 오전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 간 차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오갔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언론 모니터링을 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결국 손 의원은 탈당을 감행했다. 손 의원은 탈당하며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밝힌 바 있다. 그만큼 여당에서는 손 의원 스스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소할 때까지는 일단 두고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총공세를 펼치며 손 의원의 국정 조사를 요구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어제 손 의원 의혹과 관련해 목포를 다녀왔는데 많은 것을 발견하고 또 의혹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민은 눈은 목포에서 청와대와 여의도를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야4당이 손혜원 랜드 게이트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며 “손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으니 내일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손 의원은 논란 속에서도 국회의원이 한 해에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의 한도 1억 5000만원을 채웠다.

손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여명의 국민이 단 나흘 만에 올해 국회의원 후원금 (한도액인) 1억5,000만원을 모두 채워주셨다”고 밝혔다. 이는 연초, 그것도 불과 4일만에 채운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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