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전기차 트위지./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에 드리운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올해 판매 확대가 기대되는 초소형전기차 '트위지' 역시 법인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23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지난해 트위지 판매는 총 1498대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도 르노삼성은 프랜차이즈 업계 등 소상공인을 주 타깃으로 삼고 트위지 판매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형 프랜차이즈와 법인 계약을 따내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맥딜리버리'에서 운영하는 배달용 오토바이를 100% 전기화(약 1400대)하는 계획을 발표한 맥도날드의 경우 트위지가 아닌 전기바이크를 선택했다.

지난해 5월 트위지 60대 도입을 시작으로 연내 1000대 도입 계획을 밝혔던 BBQ 역시 사업진척이 더디다.

물류업계도 초소형전기차 도입에 소극적이다. 그나마 DHL코리아가 그룹 방침에 따라 초소형전기차 도입에 나섰지만 트위지 1대와 쎄미시스코의 D2 2대에 그쳤다. DHL코리아는 향후 국산 1톤 전기화물차 양산이 본격화되면 추가 도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트위지는 2017년 6월 국내에 공식 출시되면서 초소형전기차 시장을 개척한 모델이다. 르노의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판매되고 있으나 올 3분기부터는 르노삼성 부산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대당 가격은 1500만원대로 국고보조금 등을 지원받을 경우 600만~8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올해 초소형전기차 시장에서는 트위지 외에도 쎄미시스코의 D2, 대창모터스의 다니고, 캠시스의 쎄보C 등이 경쟁을 벌인다. 

르노삼성은 트위지를 부산 공장에서 생산·판매하는 것으로 경쟁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직접 생산이 이뤄질 경우 국내 사정에 맞게 개선이 가능하고 가격경쟁력도 높일 수 있어서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 신청이 상반기에 집중되는 만큼 직접 생산이 올해 트위지 판매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트위지는 도심 배달용, 순찰용 등에 최적화된 모델로 외관도 특이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법인물량으로 이어진 건은 없지만 개별식당 등에 적용이 늘고 있어 현재 수요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입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재고 없이 완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국내외 판매 급감,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후속 차량 배정 불투명, 노사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체 판매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후속 차량 배정이 불발될 경우 수출 물량 급감으로 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중형 SUV QM6 수출 역시 부진하다.

불안한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와 관계는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노조측은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자기계발비 2만133원 인상, 단일호봉제 도입, 특별 격려금 300만원 지급, 축하 격려금 250%, 2교대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동결, 최대 1400만원의 보상액 지급 등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새 노조 집행부는 이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23차례의 부분파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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