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망도 ‘먹구름’…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올라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진=삼성카드>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잇따른 실적부진과 대내외 악재로 ‘퇴진론’이 돌던 삼성카드 원기찬 대표의 연임이 확정됐다. 지난달 29일 열린 삼성그룹 5대 금융계열사 정기 임원 인사가 단행된 가운데 삼성카드는 조직 안정화를 이유로 원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당초 우세했던 교체론을 잠재운 원 대표는 삼성카드의 수장으로 6년차를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오는 2019년은 원 대표에게 가장 큰 위기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계속된 실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27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054억원) 대비 9.9% 감소했다.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918억원) 대비 12.1% 감소했다.

특히 삼성그룹 상장 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과 순익이 모두 감소하면서 원 대표의 그룹 내 입지도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와의 제휴 계약 해지로 ‘위기론’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18년간 독점계약했던 코스트코와의 계약이 지난 8월 종료됐다. 제휴카드사업자 자리를 최대 경쟁업체인 현대카드에 내줬다는 것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삼성카드는 코스트코를 통해 연간 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스란히 경쟁업체에 내주게 되면서 당장 이를 대체할 수익원을 찾는 것이 시급해졌다.

여러 악재 속에서 삼성카드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면서 오는 2019년도 원 대표에게 다시 한 번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정부의 계속된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과 업계 침체로 내년도 전망 역시 좋지 못하다.

우선 원 대표는 눈앞에 닥친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스트코 독점 계약을 현대카드에 내준 것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와의 단독 제휴 계약을 통해 반격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삼성카드는 코스트코와 경쟁관계에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단독 제휴 계약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계약 연장을 통해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 점포에서 사용 가능한 신규 제휴카드 상품을 단독 운영하면서 제휴 혜택 강화 및 고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가격 및 상품 경쟁력이 뛰어난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모든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빅데이터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 혜택을 정교화한 제휴 상품을 선보이는 등 다방면으로 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 삼성페이와 디지털, 핀테크,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경영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수익 감소세를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 애경그룹 계열사 애경산업과 제휴를 맺고 반려동물 사업에 진출하는 등 다양한 사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원 대표는 지난 2013년 12월 대표 이사에 취임한 이후 최대 시련을 겪고 있다. 한때 불명예스러운 교체설이 돌기도 했지만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로 세간의 예측을 뒤집었다. 이제 원 대표는 자신을 향한 기대를 실적으로 보여줘야 할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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