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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며칠 후면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다. 본격적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추석이 달갑지 않은 기업이 있는가 하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며 보내는 기업도 있다. 유통공룡 롯데그룹은 오너 총수인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우울한 명절'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하면 CJ 이재현 회장은 프로골프대회인 PGA투어를 개최하면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옥중서 명절맞이
10월5일 총수일가 항소심 선고 공판 진행...연휴에도 롯데 '노심초사' 

유통업계 맏형인 롯데는 우울한 추석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옥중에서 홀로 쓸쓸히 추석을 보내기 때문이다.

내달 5일 총수일가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롯데그룹은 분위기는 그 어느때보다 무겁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는 오는 10월 5일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 총수일가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검찰은 뇌물 공여와 경영비리 혐의로 신 회장에게 징역 14년을 구형했다.

7개월이 넘도록 총수 부재 리스크를 겪으면서 롯데그룹의 굵직한 사업들은 거의 '올스톱' 된 상태다.  실제로 롯데가 올해 국내외에서 추진한 인수·합병은 총 10여건으로 규모로는 11조원에 달했지만 신 회장의 부재로 대부분 무산되거나 연기됐다.

따라서 이번 항소심 결과 여부에 따라 향후 롯데그룹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황각규 부회장의 경우 추석 연휴동안 정상업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황 부회장은 추석을 전후로 신 회장 선고 관련 여러 업무를 직접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선고를 앞두고 마냥 쉴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추석 당일날은 황 부회장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롯데그룹 직원들의 근심도 늘고 있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중요한 선고를 앞둔 만큼 추석 명절에도 마음이 편치않은 상황이다"면서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다음 선고를 기다리며 담담하게 추석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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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재현 회장,추석 이후 광폭 행보

롯데와 달리 지난  2016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한 CJ 이재현 회장의 경우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경영 계획으로 명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2조∼3조원대의 대형 냉동식품업체인 쉬완스컴퍼니 인수전에 뛰어들어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CJ대한통운과 CJ ENM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그룹 차원에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특히 이 회장이 프로골프대회인 PGA투어를 개최하면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 스포츠이벤트로 CJ의 가치를 알리는 동시에 그룹 비전인 ‘그레이트 CJ’와 ‘월드베스트 CJ’를 알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PGA 투어 정규 대회인 ‘THE CJ CUP@NINE BRIDGES’(이하 CJ컵)는 내달 18일부터 21일까지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다. CJ컵은 지난해에 이어 CJ그룹이 국내에서 개최하는 두 번째 골프대회다. 

대회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CJ 마케팅실 경욱호 부사장은 경욱호 CJ 마케팅실 부사장은 “지난해 첫 대회 나흘간 총 3만5000명이 대회장을 찾았고 전 세계 227개국 10억 가구에 중계방송돼 1668억원의 미디어 노출 효과를 창출했다”며 “특히 메인스폰서였던 비비고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개최하는 CJ컵을 단순한 골프 대회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문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룹차원에서 지난해보다 대회에 좀더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비비고 매출을 1조9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해외 매출 1조원을 달성해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라는게 CJ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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