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마케팅비 규제는 자율적인 시장경제를 막는 것” 지적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카드사 마케팅비용의 세부내용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마케팅비 축소 압박에 나서자 카드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당국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카드사들의 마케팅비용은 3조24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235억원(11.1%) 증가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마케팅비용이 급증했다”며 “제살깎기식 외형경쟁으로 카드사의 수익성이 약화하고 있으므로 과도한 마케팅 활동의 자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가서비스와 무관하면서 외형경쟁을 심화시키는 기타마케팅비용이 53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다고 강조했다. 2014년 6012억원이었던 카드사들의 기타마케팅비용은 해마다 약 20%씩 증가해 올해 상반기에만 5374억원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의 마케팅 축소 압박이 커지자 카드사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필수적이라고 항변했다. 또한 당국이 이례적으로 마케팅비용 세부내역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를 반대하면서 마케팅비를 과도하게 쓴 것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실제 마케팅비의 대부분은 부가서비스 비용”이라고 말했다.

2018년 상반기 카드사 당기순이익 및 마케팅비용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실제 올해 상반기 부가서비스 비용은 2조4185억 원으로 총 마케팅비용에서 74.5%를 차지했다. 금감원이 지적하고 있는 기타마케팅비용은 전체 마케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5%였고 증가량이 전체 마케팅비용에 미치는 영향도 1.3%에 불과했다.

이 관계자는 “마케팅비용을 줄이기 위해 부가서비스 약관을 변경하려 하면 금감원이 소비자 혜택이 줄어든다며 반대하는 상황”이라며 “기타마케팅비용을 근거로 한 당국의 마케팅비 축소 요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후발 주자들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 신제품을 출시하며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카드수수료 인하에 이어 마케팅비까지 규제를 하는 것은 카드사들의 자율적인 시장경쟁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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