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연동…스마트 싱스 생태계 구축 전망
美 외신 “8월 공개 가능성”…삼성 “일정 미정”

삼성전자 서초 사옥/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비서 ‘빅스비(Bixby)’를 첫 탑재한 스피커를 출시한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등 해외 외신은 삼성전자가 고품질에 초점을 맞춘 AI 스피커를 이르면 8월 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AI 스피커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 참석해 “올해 하반기 AI 스피커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스피커에 자체 AI 플랫폼인 빅스비 2.0을 첫 탑재하고,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연동할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이 MWC에서 “(다른 전자제품의) 허브일 수 있지만 독립된 음악 기기로도 손색이 없을 만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만큼, AI 스피커의 음질 등 핵심 기능에도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 IT매체 더버지(The Verge)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8월 9일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빅스비 스피커를 출시할 수 있다”며 “갤럭시노트9을 공개하며 신형 갤럭시 워치도 공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더버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월 내 AI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300달러(한화 33만9720원)로 추정된다. 이는 애플의 홈팟(350달러)과 구글 홈 맥스(400달러)보다는 저렴하지만, 100달러인 아마존 에코보다는 넘고 여타 프리미엄 스피커보다도 훨씬 비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더버지는 또한 삼성전자의 AI 스피커 하단엔 다리가 있고, 상단엔 조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매체는 “삼성전자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스마트 기능을 추가해 프리미엄 스피커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스마트 홈 도구로서 스마트 싱스(SmartThings)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미 IT매체인 GSM아레나 또한 지난해 3월과 12월 각각 삼성전자의 스마트 스피커와 관련된 보도를 한 바 있다.

GSM아레나는 “삼성전자는 스피커의 오디오 음질에 집중할 것”이라며 “IoT로 연결된 가전제품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또 다른 관심사”라고 짚었다. 이 매체 또한 삼성의 스피커가 스마트폰 및 TV와도 연동돼 스마트 싱스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현재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과 구글의 양강구도가 형성돼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클로바’, ‘카카오미니’를 개발해 AI 스피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SK텔레콤도 AI 스피커 ‘누구’를 통해 통신사 중 선도적 역할을 했으며 KT는 ‘기가지니’를,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손잡고 ‘U+우리집AI’를 선보인 상태다.

대표 경쟁사인 LG전자 또한 이미 지난해 네이버 AI 플랫폼을 탑재한 스피커 ‘씽큐 허브’를 출시한 바 있다. 원통형 스피커 모양의 ‘스마트씽큐 허브 2.0’은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는 AI 기능을 갖췄고 날씨, 일정 등 각종 정보도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6년 미국 오디오 업체 하만을 인수하며 AI 스피커 출시 속도를 올리는 상황이다. 신제품 AI 스피커에 하만의 오디오 기술 등이 대거 적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렇듯 많은 업체가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020년 말까지 2억2500만대 규모로 AI 스피커 시장은 급속 확대될 전망이다. 또 올해 말까지 세계에 설치될 AI 스피커는 1억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점유율 3%로 미국(64%), 중국(10%), 영국(8%), 독일(6%)에 이어 5위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AI 스피커 사용 영역은 향후 가정을 넘어 호텔, 사무실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AI 스피커 시장에선 후발 주자로 분류되는 삼성전자가 선두 기업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낼지 업계의 이목이 모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제품 스피커의 출시 일정이나 세부 내용에 대해선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앞서 스피커의 명칭이 ‘매그비(MAGBEE)’라고 보도됐으나 이 또한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제품 AI 스피커와 관련해 현재까지 보도된 출시 일정과 가격, 내용 등은 추측성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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