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중일 대학생 외교캠프' 개회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국 폼페이오과 공동 브리핑을 가지며, 정부가 정한 '종전선언' 1차 타임라인 9월 유엔총회를 한 달 앞두고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및 유엔 사무국 고위인사들과 면담을 하며 대(對)유엔 외교에 착수한다.

이번 회동은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 이후 12일 만이다.

특히 이번 회동은 유엔 총장과 면담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자회담을 한 뒤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 이사국 대사들을 대상으로 공동 브리핑을 할 예정으로, 한미 외교장관이 안보리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공동 브리핑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더욱 주목된다.

외교부는 한미 외교장관의 공동 브리핑에 대해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 양국의 노력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지지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공동 브리핑은 당초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단독으로 준비하고 있었으나, 폼페이오 장관이 같은 기간 뉴욕을 방문키로 하면서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뉴욕 도착에 앞서 18일 영국에서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비핵화만이 화두는 아니다”라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는 북미 관계 개선도 들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비핵화보다는 넓은 의제를 가지고 북미 간의 대화가 계속될 것이다”라며, “양측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우리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북미 간 협상의 속도를 내기 위한 우리 정부의 역할이 주목된다.

아울러 북한도 지난 6~7일 폼페이오 장관 방북에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7월 27일 종전선언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다만 북미가 협상을 거듭할수록 비핵화를 두고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쉽게 꺼내지 않고 있다.

사실상 이달 종전선언은 물 건너갔지만,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의 종전선언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강 장관의 이번 방미 행보에 시선이 모아진다.

다만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후속조치를 이행하기 전까지는 종전선언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기에, 9월 종전선언 가능성이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을 상대로 강 장관과 공동 브리핑을 연다는 것과 그 시기가 9월 유엔총회를 한 달 앞두었다는 사실은, 폼페이오 장관도 종전선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염두 해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브리핑에는 유엔주재 니키 헤일리 미국대사를 포함해 마차오쉬(馬朝旭) 중국 대사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벳쇼 고로(別所浩郞) 일본 대사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안보리 이사국 대상 브리핑 이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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