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회사 적자행보, 부동사 경기 침체 영향 커

대우조선해양 CI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매각과 부동산 정리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회사들의 실적부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해서다. 매각을 통해 약 7000억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성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 실적에서 소폭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의 실적이 이어지더라도 산업은행과 약속한 자구계획 충족에는 무리가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에서 오는 2020년까지 5조9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비 핵심자산(자회사, 부동산 등) 매각, 직접고용 인원 감축(1만2753명->약 9000명) 등을 담은 계획안을 내놨다.

계획안 제시 후 FLC(연수원 및 골프장, 445억원) 매각을 비롯해 설계회사 디섹(700억원), 급식업체 웰리브(650억원), 대우조선해양건설(45억원), 드윈드(4500만원) 등을 정리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 2016년 1만2753명이던 인원을 2018년 3월 현재 9914명으로 감축하는등 인원감축도 일정수준 달성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마련된 금액은 목표이행율의 50%를 조금 넘긴 수준인 약 3조원이다. 현대중공업(101% 달성)이나 삼성중공업(71.7%)등 경쟁사에 비해 달성률이 크게 낮다.

이에 서둘러 인원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자회사와 부동산 매각을 서둘러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인원 구조조정은 노조와의 마찰이 우려되 우선 대상에서 빠져있고, 매각을 추진중인 자회사나 부동산은 매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웰리브 등 매력적인 매물은 이미 청산작업을 마쳤다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매각을 시도중인 자회사는 삼우중공업, 신한중공업,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 DSME오만, DK마리타임, 망갈리아 조선소 등 6개 회사다.

이중 망갈리아 조선소를 제외한 5개 업체는 매수를 원하는 업체가 없다.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 DSME오만, DK마리타임 등 해외 자회사들의 경우 주요 경영지표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매수자 입장에서는 구매 매력이 크지 않아서다.

대우조선해양산둥유한공사의 경우 올 1분기 매출 1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65% 줄어든 금액이다. 또 당기순적자 65억원을 기록하는 등 주요 실적이 좋지 않다.

DSME오만과 DK마리타임은 매출이 없다. 지난 1분기 DSME오만은 7억2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DK마리타임은 순이익이 100만원에 불과하다.

선박기자재회사인 삼우중공업과 선박블록을 제조하는 신한중공업의 경우 각각 순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삼우중공업은 연내 매각 추진, 신한중공업은 2020년 매각으로 계획을 세웠다. 

삼우중공업은 해치커버와 LNG선 부품 등을 대우조선해양에 안정적으로 납품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 조건을 수용하는 매수자를 찾아야 하는 한계가 있다.

2년 뒤 매각을 추진하는 신한중공업의 경우 생산성이 높지 않다는 업계 평가가 있다. 현재보다 일감이 크게 늘지 않는 이상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망갈리아 조선소는 네덜란드 조선사 ‘다멘 그룹’으로의 매각이 추진중이다. 다만 지분율을 놓고 다멘그룹과 루마니아 정부가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망갈리아 조선소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고, 루마니아 정부가 지분의 49%를 보유하고 있다. 다멘그룹은 대우조선의 지분 51%를 구매한 후 이중 2%를 루마니아 정부에 넘기는 것을 원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시간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매각 또한 쉽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매각을 추진중인 부동산은 ▲거제 옥림·옥포단지 사원 숙소 ▲거제 옥포오션플라자(종합사무동, 연면적 8만9280㎡) ▲마곡지구 부지(6만㎡, 60% 매각) ▲옥포매립지주차장(약 1만6000㎡) ▲옥포고개(약 5만1600㎡) ▲스포츠플라자(약 2621㎡) ▲예비군훈련장(약 5만2264㎡) ▲망치영빈관(약 5만2264㎡) 등이다. 매각 예상 금액은 약 4000억원 수준이다.

마곡지구 부지의 경우 약 60% 매각이 진행된 데 반해 거제지역의 부동산 매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관계자는 "거제도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사원 숙소의 경우 시설이 낙후돼 일반 매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거제 부동산시장에 옥포매립지, 옥포고개, 스포츠프라자, 예비군훈련장 등 대형 부지를 인수할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