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경남제약의 경영정상화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소송 등 각종 분쟁으로 지난달 KMH아경그룹과의 M&A(인수합병)가 무산되며 경남제약의 ‘새 주인 찾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1993년 설립된 경남제약은 ‘국민 비타민’ 레모나로 유명한 중소형 제약업체다. 현재 레모나의 성장 가능성은 중국시장 수출로 더욱 커지고 있다. 레모나의 가속 성장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경영 안정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9일 경남제약에 따르면 회사 측은 다음 달 1일과 3일 각각 경남 의령군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1일은 3인의 소액주주 측, 3일은 최대주주(12.95%)인 이희철 전 대표의 총회 요청에 따른 것이다. 경남제약은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사내·외 이사 선임 및 해임 건을 다룰 예정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는 M&A 재추진과 관련한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의견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남제약은 지난해 이 전 대표가 분식회계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된 후 올해 3월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등 회사 운영에 직격탄을 맞았다.

경남제약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 5월 M&A 공고를 낸 후 익월 KMH아경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현 경영진의 공개매각 M&A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이해관계자(이 전 대표, 2대 주주 에버솔루션, 소액주주모임 연대)들의 각종 소송 등 반발로 결국 M&A 철회를 결정했다.

경남제약 측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협조가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각 M&A 절차를 지속해나가는 것은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이해당사자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M&A 재추진을 위해 현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적정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M&A 추진은 난항을 겪고 있지만, 경남제약의 대표 브랜드인 레모나는 성장 가능성이 극대화돼 가고 있는 상태다.

경남제약의 레모나와 레모비타씨정은 지난해 11월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수입보건식품 비준증서를 발급받아 등록 절차를 완료했다. 중국시장에서의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경남제약은 2011년 10월 몽골 최대 드럭스토어 체인에 비타민군을 포함한 일반의약품 수출 계약을 성사한 데 이어, 2013년 12월 중국 의약품 제조·유통회사와 레모나 등 비타민군 판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 나선 바 있다. 2016년에는 중화권 최대 관광시장인 홍콩·마카오에도 수출을 개시했다.

이달 경남제약은 중국에 약 1억5000만원 규모의 비타민군 레모나를 수출하며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 물꼬를 텄다. 현재 중국 최대 이커머스 사이트 ‘징동닷컴’ 입점도 추진 중이다.

브랜드 가치도 해마다 인정받고 있다. 레모나는 2006년부터 소비자가 선정한 ‘올해의 브랜드 대상’ 비타민 제제에서 12년 연속 1등을 차지했다. 올해 브랜드 대상에서도 1등을 수상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매출 규모로는 레모나 산제(가루) 제품이 연 150~160억원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정제, 액상 등 전체 제품군을 더하면 전체 매출에서 레모나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경남제약은 매출액 402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1분기 1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이 부채로 잡혀 당기순손실은 35억원을 기록했다.

경남제약 측은 “해당 사채가 향후 주식으로 전환되면, 자본 확충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돼 상장사 대상 우대이율 혜택도 제한을 받고 있다. 사업성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남제약은 코스닥시장본부에서 부여한 개선 기간 종료일(2018년 11월 14일)로부터 7일 이내 사전 제출한 개선계획 이행 사항을 보고해야 한다. 거래소는 이후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상장폐지를 막을 수 있는 경영 불확실성 해소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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