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수주량 목표 30~48% 수준
"자구계획 수정 기대하기 어려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올 상반기 조선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개선됐지만 목표량엔 크게 미달해서다. 따라서 수주잔고가 바닥을 드러낸 이들 3사의 인원감축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는 ▲기대 이하의 신규수주 ▲중국·싱가포르 등 후발주자의 추격 ▲원자재 가격 인상 ▲노조파업 등 대내외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수주절벽이 현실화되면서 '보릿고개'에 진입, 일감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로 ▲2016년 7월 현대중공업 제4도크 가동중단 ▲2017년 3월 현대중공업 제5도크 가동중단 ▲2017년 6월 삼성중공업 육상도크 1기 가동중단 ▲2017년 7월 삼성중공업 해상도크 1기 가동중단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 ▲2018년 8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가동중단 등이 발생했다.

◆ 현대중공업, 수주목표 42% 달성…구조조정 가능성 커

구체적으로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치로 148억달러를 제시했지만, 상반기까지 달성률은 42%에 그쳤다.

현대중공업 21억500만달러, 현대삼호중공업 31억3800만달러, 현대미포조선 10억2000만달러 등 62억6300만달러 등이다. 선작 수로는 77척이다.

수주 부진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수주입찰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자체 진단을 내놓고 있다. 저가 선박들의 경우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제품군 수주전에서는 인력부문의 고정비가 커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지난 4월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발주한 아프리카 또르뚜 가스전 개발 사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입찰 최종 단계까지 가는 경합을 벌였지만 결국 '프랑스 테크닙FMC·중국 코스코 컨소시엄'과의 경쟁에 밀려 사업권을 따내지 못했다.

결국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의 수주잔량은 전혀 없는 상황이 됐고, 담당 임원도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6월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해양사업 가동중단을 막기 위해 여러 입찰에 공격적으로 참여했지만 높은 원가로 인해 중국, 싱가포르 업체에 밀렸다"며 "지금의 고정비로는 신규 수주가 쉽지 않다"고 호소하며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 삼성중공업, 수주목표 30% 달성…자산 매각 지연 발목

올해 삼성중공업은 82억달러의 수주 목표를 내 놨지만 상반기 수주액은 크게 미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탱커 13척, 컨테이너선 8척, LNG선 5척 등 25억 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달성한 51억달러의 절반 수준이고, 올해 연간 수주목표 대비로는 30.5%에 불과한 실적이다.

이에 올 하반기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필요성에 대한 확신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서 인력 30~40%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 놓은 바 있다. 당시 근무인력이 약 1만4000여명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잠재적인 인력 구조조정 대상자는 최대 5600여명에 달한다. 2018년 7월 현재까지 약 3400여명의 인력 규모를 줄였지만 아직 2200여명의 잠재적인 구조조정 대상자가 남았다.

삼성중공업측은 회사의 경영상태가 호전되고, 부동산 매각 등 자구이행율 진척도가 더 높아질 경우 인력 구조조정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부동산 매각도 쉽지 않다.

현재 삼성중공업이 매각을 추진 중인 부동산은 거제 지역의 삼성호텔과 삼성빌리지, 기숙사, 산청군에 있는 산청연수원, 성남 판교의 R&D센터 등 5곳이다. 매각대금 부담, 거제지역 경기 불황 등의 이유로 매각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 대우조선해양, 인원 구조조정 3분기 이후 고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보다는 다소 상황이 좋은 편이지만 자구책 이행 차원에서의 인력감축은 불가피한 상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세계 1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도크 가동률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2020년까지 5조9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데 반해 현재까지의 이행율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비 핵심 계열사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우망갈리아조선, 삼우중공업 등 대형 매각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드윈드의 경우 헐값 매각 의혹이 불거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9월까지의 수주상황을 지켜본 후 인원 구조조정 계획을 밝힐 것 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 놨지만 목표를 채우지 못할 경우 인원 구조조정이 고려될 수 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에 제시한 목표 인원은 9000여명이다. 올 3월 기준 정직원 수 9914명 중 900명 이상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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