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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발암 가능 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추정돼 판매·제조를 잠정 중단한 고혈압 치료제 219개(82개사)를 점검한 결과, 46개사의 104개 제품이 해당 물질을 함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해 이들 제품의 판매 및 제조 중지를 해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판매 중지 대상은 115개 고혈압약으로 압축됐다. 

식약처는 고혈압약 발암물질 리스트를 공개하고 조치 대상 제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은 병, 의원 등 의료기관에 상담을 거쳐 처방을 변경 할 것으로 당부했다.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함유돼 있어 이 성분으로 제조된 의약품은 모두 교환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15개 제품을 잠정 판매ㆍ제조 중지시킨 것과 관련, 보건복지부는 문제가 된 의약품에 대해 국민 불편 감소를 위한 조치 방안을 마련했다. 발암물질이 함유된 문제의 고혈압약은 1회 교환이 가능하지만 환불은 불가하다. 

◆"포장된 약 그대로 갖고 가야"

관련당국에 따르면 반드시 포장된 약을 그대로 갖고 가서 교환해야 한다. 문제가 된 115개 제품을 처방받은 환자는 종전에 처방받은 병원에 방문해 다른 의약품으로 재처방ㆍ재조제를 받을 수 있다. 처방은 기존 처방 중 남아있는 잔여 기간(의약품)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당뇨약 등 다른 의약품과 함께 처방ㆍ조제된 경우 문제가 된 고혈압 치료제에 한해서만 재처방ㆍ재조제를 할 수 있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수 없어 약국을 방문하더라도 의약품 교환이 가능하다.

또 이미 복용한 의약품은 환불 조치는 불가하다. 고혈압약 특성상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는게 복지부 측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문제가 된 약을 회수하고, 다른 약이 섞여 조제됐을 경우 다시 다른 약과 함께 재포장해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를 위해 대한약사회 등과 협의, 협조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고혈압약 교환은 재처방ㆍ재조제에 따른 교환 시 1회에 한해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부담금은 없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처방받은 약보다 비싼 가격의 의약품으로 조제해 교환할 경우에도 추가적인 환자 부담금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암 전문가 "너무 불안에 떨 필요 없어"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 가능 물질을 함유한 중국 제지앙화이가 제조한 발사르탄을 사용한 고혈압약 115개 제품의 판매 및 제조중지 조치를 해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암 전문가들은 크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는 지난 9일 오후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이게 들어갔다고 해서 너무 공포에 떨거나,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다"면서 "중국의 한 제약회사에서 발사르탄 제조방법을 기존과는 다르게 바꾸는 과정에서 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발암추정 물질이 불순물로 들어간 것인데, 이 성분 자체가 발암물질로 이미 확립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NDMA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연구소 분류 상 그룹 2-A에 해당한다”며 “동물에서는 발암이 확인됐지만, 사람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입증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명 교수는 “발사르탄 제제를 그동안 몇 년 동안 복용해왔던 분들은 지금까지는 검출이 안 됐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이 약이 사람에 얼마나 해로운지는 아직까지 입증된 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이게 양이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해서도 유럽 의약청이나 우리 식품의약청에서도 현재 조사 중에 있으니까 조금 더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교수 역시 KBS '뉴스 따라잡기'에서 "발사르탄 성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 "그 성분을 만들면서 들어간 어떤 불순물에 문제가 있는 거지, 발사르탄 자체는 지금도 굉장히 좋은 혈압약"이라고 말했다.

발사르탄 성분이라도 리스트에 없는 제품이면 복용해도 괜찮다는 것. 

박 교수는 "혈압약을 갑자기 끊어버리면 혈압이 급격하게 올라가서 심장이나 뇌 쪽에 증상이 생기실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가서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다른 제약회사의 발사르탄으로 교체해서 처방받으면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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