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당진 후판공장(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동국제강이 2015년 내놓은 포항 2 후판 설비의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3월, 장세욱 부회장은 연내 매각을 확신하는 분위기를 전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매각 추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의 포항 2 후판 설비는 1990년대에 설치가 완료된 것으로 생산능력은 연산 150~190만톤이다. 가동중단과 동시에 설비 매각을 진행했지만 3년여가 지난 아직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바이어들이 설비를 구매하려는 의사를 보였지만 동국제강이 제시하는 금액과 차이가 있어 매각이 이뤄지지 않앟다.

설비의존도가 높은 철강산업의 특성상 업체들이 신규 설비를 구매하려는 성향이 크다. 이에 동국제강의 중고설비가 신흥국에서 만들어진 복제 설비와의 가격차가 크지 않아 구매 매력이 떨어졌을 가능성도 나온다.

설비업체 관계자는 "설비의 가격도 문제지만 넓은 부지와 건물 등 여타 투자 금액을 합산해 봐야 한다"며 "대규모 투자를 전제로 하는 철강산업의 특성상 신규설비와 중고설비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으면 메리트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포항 제2 후판 공장 설비 매각은 현대제철·동부제철 등 신규사업자들의 시장 진입, 국내외 조선업황 부진, 중국산 철강재 유입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결정됐다.

또 포스코, 현대제철 등 일관제철소와 달리 동국제강의 경우 후판의 원재료인 슬래브를 외부에서 조달했기 때문에 수익성에서 차이가 났다. 그 결과 후판부문에서만 2012년 1850억원, 2013년 642억원, 2014년 1260억원 등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동국제강은 포항 2 후판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후판 제조설비를 당진공장으로 옮겨 통합 운영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동국제강의 후판 생산능력은 150만톤 수준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사업포트폴리오에서 조선용 후판의 비중을 줄이고 건설수요로의 대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연강판, 봉형강류 등 보다 수익성 높은 제품군으로 비중을 늘리는 중이며 냉연강판의 경우 투자도 고려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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