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9, 갤럭시 시리즈들이 팔리고 있는 신도림역 핸드폰 대리점 밀집 상가>


[월요신문=김은수 기자] 갤럭시S9(이하 S9)의 사전예약 판매율이 S8 사전예약 판매율보다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삼성의 '갤럭시 S9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S9의 사전판매율이 전작 갤럭시S8 판매율의 70%밖에 못 미쳤다고 전했다. 본지는 핸드폰 판매의 메카인 신도림역 핸드폰 대리점 밀집 지역으로 가서 판매자들이 느끼는 S9 약세의 원인과 대책을 취재해 봤다. 

◇원인 하나, 노트 시리즈에 대한 굳건한 충성도

갤럭시 S9 시리즈의 공식 출시일이 16일로 예정된 가운데 사전예약 판매율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삼성 갤럭시 S시리즈에 비해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줄곧 강세였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판매하는 업자들 까지도 갤럭시 시리즈에 비해 노트 시리즈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는 반응이다. 

14일 핸드폰 시장이라 불리는 신도림테크노마트 핸드폰 대리점 관계자는 "솔직하게 노트시리즈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삼성의 갑은 노트다. 삼성의 1등폰은 노트다, S 시리즈는 2등폰" 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노트는 프리미엄폰이다. 핸드폰 구입은 집과 차를 사는것과 개념이 다르다. 한달에 1~2만원 더 내고 이왕이면 최고의 제품을 누구나 쓰고 싶어하지 않겠냐. 판매자인 나도 실제로 노트를 쓴다"고 노트 찬양을 이어갔다.

그만큼 S9 사전예약이 저조한 이유가 노트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휠씬 값어치가 낮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합정 S9 체험부스 삼성관계자 역시도 "노트8 시리즈가 체감상 더 인기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를 묻자 삼성관계자는 "아무래도 노트펜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큰 것 같다면서 노트시리즈에 충성도가 있으셨던 고객이라면 갤럭시 S9을 사시기 보다는 이후에 출시 될 노트9을 더 기다리시지 않을까"라는 답변을 내놨다. 

즉, 노트시리즈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새로 출시된 갤럭시 S9을 사기보다는 기다리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새로 출시될 노트9를 구매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갤럭시 노트9의 출시일을 금년 8월 경으로 예상했다. 

◇원인 둘, 전작 S8과의 차별화 실패 

갤럭시 S9의 판매가 저조한 원인 중에 또다른 이유는 바로 전작 S8과의 눈에 띄는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보자면 갤럭시 S9과 갤럭시 S8은 거의 흡사하다. 

삼성전자는 'AR이모지', '저조도촬영', '메모기능', '빅스비 버전 업그레이드'등을 내세워 기능적인 면에서 전작과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려고 했으나 정작 소비자가 체감하는 차이는 크지 않다.

실제로 본지의 취재 결과 외관상으로 전작인 S8과의 차이점을 발견하기가 힘들었다는 의견들이 대다수였다. 

핸드폰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S8과 S9시리즈의 외관상 화면크기 변화가 없는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차이가 크게 없다보니 굳이 S9을 구입하지 않는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향후 삼성전자의 마케팅 대책은?

핸드폰 업계에서는 새 폰 나오면 옛날 폰 가격 하락하는 공식이 있다. 그런데 이번 갤럭시 S9의 경우 이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동적인 반응이다. 

본지의 취재 결과 S9의 가격대는 기기변경과 선택약정을 조건으로 상위요금제 책정시 60만원 중반대를 웃돌았다. 반면 S8의 가격대는 같은 조건으로 59만원 정도다. 전작과 신작의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흔히 상식으로 알고 있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이례적인 현상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모 대리점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출시했던 노트7의 폭발사고로 인해 S7이나 S7엣지 대체품들이 엄청나게 팔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노트7 배터리 불량사고가 일어났을 당시, 전작인 갤럭시S7과 갤럭시S엣지가 대신해서 팔렸다"고 사실 확인을 해줬다. 

관계자는 "그래서 항상 있어 왔던 재고량이 바닥을 쳤다"면서 "재고가 많으면 가격을 낮춰서 싸게 팔겠는데 노트7의 여파로 인해 재고가 없어지니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신형폰이 나온 마당에 옛날폰 가격을 굳이 내릴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S7과 S7엣지 재고량 부담을 덜었으니 갤럭시 S8의 재고량을 감수하고 갤럭시 S9을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이 관계자는 "S8의 재고량이 얼마나 됐든, 이미 전 제품들의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고 신제품을 가장 띄워야 하는 삼성 입장에서 택할 길은 S8 가격을 낮추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정역 인근 갤럭시s9 홍보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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