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후폭풍으로 혼란에 빠진 정치권 재정비 전환점 될 듯”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오랜 침묵을 깨고 정치 복귀가 임박한 듯 하다.. 정치권은 안 전 대표 특유의 장고(長考)를 ‘간보기 정치’라는 비판하곤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오랜 침묵은 고도의 정치적 판단력에서 비롯된 의도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오랜 침묵을 깨고 정치 복귀가 임박한 듯하다. 정치권은 안 전 대표 특유의 장고(長考)를 ‘간보기 정치’라는 비판하곤 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오랜 침묵은 고도의 정치적 판단력에서 비롯된 의도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바른미래당 출범 이후 안 전 대표는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이른바 ‘백의종군’중이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창당 컨벤션 효과를 기대했으나 민심은 매우 냉담했다. 안 전 대표가 사라진 당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창당 이전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낮은 참담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당은 저조한 지지율에 애간장을 끓고 있다. 당의 간판스타인 안 전 대표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지지율 정체 현상도 길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결국 박주선 공동대표가 나섰다. 바른미래당 측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 7일 안 전 대표와 회동을 갖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의 등판론이 대세다.
 
현재 정치권은 미투(Me too) 현상에 떨고 있다. 특히 여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히던 안희정 지사가 성폭행 혐의로 한 순간에 추락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던 정봉주 전 의원도 성추행 의혹으로 출마 선언을 연기했다.
 
여의도 정치권 전체가 초긴장 상태에서 미투(Me too) 후폭풍의 여파를 지켜보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자신의 등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안 전 대표는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폭력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그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은 국가와 정치의 기본적인 책무이라며 ”미투운동을 끝까지 지지하고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여의도에서 수도권 원외위원장 간담회를 갖고 “지금 미투운동도 그렇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이탈하고 있다"며 ”현재 (바른미래당) 정당 지지율만 보고 실망하기엔 굉장히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의 저조한 지지율에 대해서도 “앞으로 남은 기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처음에 예상했던 지지율보다 엄청나게 높은 득표율이 나올 수 있다”며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당 돌풍 현상을 상기시켰다.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의 재복귀 시점을 ‘정치환경의 요청’에 맞춘 듯하다. 바른미래당 창당 이후 잠시 정치를 떠나 있다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정치환경의 변화와 복귀 여론이 형성될 때에 맞춰 화려하게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철수의 귀환은 미투(Me too) 후폭풍으로 혼란에 빠진 정치권 재정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안철수의 선택이 주목된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