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금융안정보고서, DSR 상승폭 큰 구간 취약차주 비중 높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대출자들의 채무상환부담이 커졌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들썩이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100bp(1%p) 상승할 경우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부채가 1400조원을 돌파하면서 취약계층의 여신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00bp 상승시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상승폭은 평균 1.5%포인트로 1%포인트 미만이 60.9% 이상인 것으로 추정돼 차주의 추가 이자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1%포인트~5%포인트는 33.4%, 5%포인트 이상은 5.7%였다.

하지만 DSR 상승폭이 큰 구간(5%p 이상)에서 저소득층(하위 30%), 5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준은 각각 32.4%, 53.6%, 21.4% 높아 금리상승시 이들 차주의 채무상환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DSR 상승폭이 큰 구간에서 대출건수가 많은 차주의 비중이 높았고, 부동산 금융규제가 완화된 2014년 3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다.

특히 DSR 상승폭이 큰 구간에서 고위험대출 보유자 및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포인트 이상 구간에서 고위험대출 보유자 및 취약차주의 비중은 각각 32.3%, 12.0%로 나타나 1%포인트 미만 구간에서 동 차주들의 비중(각각 8.0%, 6.2%)을 크게 상회했다.

다만 다주택자는 소득 및 담보가치 대비 부채규모가 큰편이나 금융자산을 고려한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대체로 양호했다.

기업의 경우 평균 차입금리가 100bp 상승(올 상반기 3.51%→4.51% 상승 가정)할 경우 기업의 연간 이자부담액은 14.2% 증가해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9.0에서 7.9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금리변동 영향을 받는 부채비중(82.2%)이 대기업(54.0%)보다 높아 이자부담액 증가율(17.7%)이 대기업(14.0%)을 상회했다. 금리 100bp 상승시 이자보상배율 1미만으로 하락해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해지는 기업의 비중은 33.0%에서 34.1%로 소폭 상승했다. 전체기업 부채 중 이들 기업부채 비중도 17.5%에서 18.5%로 상승했다.

이번 수치는 한은이 차입금리가 일시에 100bp 상승하는 가정해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부담 변화 정도를 추정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와 기업 모두 금리 100bp 상승시 채무상환부담은 소득, 금융자산 및 영업이익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대체로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가계는 변동금리 대출비중이 높은 취약계층의 이자부담 증가 정도가 컸고, 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자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이들의 상환능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지난달 30일 6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연 1.5%)한데 이어 미국이 13일(현지시간)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1.25∼1.5%)을 단행하면서 시장금리가 가파른 상승 추세다. 특히 미국이 내년에도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해 한은이 통화정책의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는 올해 3분기말 1419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96조 5000억원) 대비 9.5%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5.5%로 전년말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3분기말 46.0%로 예년 평균(2010~2014년) 45.7%를 유지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 비중은 금년 3분기말 대비 각각 44.6%, 49.1%로 2010년 이후 상승추세를 이어갔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은 3분기말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에 그쳐 지난해 이후의 증가율 둔화 추세를 이어갔다. 회사채는 올해 기업실적 개선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으로 순발행됐으나 3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순상환했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6월말 73.0%로 전년말(79.6%)보다 낮아졌으며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 증대에 힘입어 금년 상반기 중 9.0으로 전년동기(6.8)에 비해 큰폭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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