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증서비스부터 챗봇 서비스까지…디지털플랫폼 주도권 경쟁 치열

저축은행들이 최근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 강화에 나섰다.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시중은행이 저마다 ‘디지털 금융’ 강화를 내년 경영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들도 핀테크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KB저축은행이 업계 최초로 개인대출상품 통합한도 조회와 24시간 챗봇 상담이 가능한 모바일 웹서비스를 선보이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웹을 이용하면 앱을 다운로드 받지 않고도 한도와 금리를 조회할 수 있다”며 “특히 KB착한대출 또는 사잇돌2대출을 조회할 때 다른 중금리 대출한도와 금리를 동시에 보여줘 고객의 선택의 질을 높였다”고 밝혔다.

또 KB손해보험과 공동 연구를 통해 자체 개발한 챗봇인 ‘케비봇’을 통해 기본적인 상담부터 상품추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현재 모바일 웹‧앱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대화형 상담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8월 모바일대출 플랫폼인 '사이다'의 핀테크 기반 고객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국제표준 FIDO(Fast Identity Online) 생체인증 기반의 지문과 PIN(핀번호) 인증 방식을 도입한 것. 

대신저축은행도 지난달 1일 모바일 지문인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에 따라 손가락 지문인증을 대체인증 수단으로 활용해 고객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다. 

장지훈 대신저축은행 대리는 “저축은행 중 로그인, 한도조회를 비롯해 계좌이체 등 실제 거래까지 지문인증으로 가능하게 된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모바일 웹‧앱 등을 고도화하고,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개인신용대출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신저축은행은 스마트뱅크팀을 따로 두고 핀테크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이 지난 8월 카카오톡을 이용한 모바일 챗봇 상담서비스를 도입한데 이어 OK저축은행도 지난 9월 ‘오키톡’을 선보였다. 허준 OK저축은행 실장은 “OK저축은행의 홈페이지, 모바일앱·웹에서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과 네이버톡톡 등 여러 유입경로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허 실장은 이어 “올해 온라인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지난해부터 부분적으로 시행해오던 온라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비대면 계좌개설 앱과 스마트폰 뱅킹 앱을 통합하는 작업에 착수해 인터넷전문은행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OK저축은행과 같은 달 웰컴저축은행도 챗봇 전문기업 메이크봇과 함께 ‘웰컴봇’을 선보였다.

신한저축은행도 지난달 말 모바일 앱을 새롭게 개편하며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을 선전포고했다.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들과 정면 승부하기 위해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했다”며 “이번 앱 개편으로 24시간 계좌 개설과 대출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신한저축은행은 국세청, 건강보험관리공단 등 소득정보 증명서 발급 기관과 협력해 ‘공공기관 소득정보 스크래핑’ 기술을 도입했다. 이로써 고객들은 서류 제출을 위해 지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졌다.

주로 지역밀착형 금융 전략을 내세우며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 느슨한 태도를 보였던 저축은행들이 이제는 앞다퉈 비대면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장기간 어려운 상황에서 점포유지비용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저축은행들도 웹이나 모바일 등 디지털 플랫폼 확대를 통해 비용절감과 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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