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홍준표계와 친 김무성계의 치열한 당권 경쟁 예상

이제 친 홍준표계와 친 김무성계의 치열한 당권 경쟁이 예상된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윤명철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당선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일까? 홍준표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김 후보의 당선을 홍 대표의 승리로 볼 수 있겠지만 냉정한 시각으로 본다면 김무성 의원이 진정한 승자라고 볼 수 있다.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는 본래 김무성 의원의 최측근 인사다. 김 원내대표는 김무성 의원이 바른정당으로 갔을 때 따라 갔다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창출’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자유한국당에 먼저 복당했다. 그 무렵 김무성 의원도 바른정당을 떠날 것이라는 설이 나돌았다.
 
김무성 의원으로선 이번 원내대표 경선 승리로 탈당의 면죄부를 받은 격이며, 복당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특히 홍준표 대표 체제의 대주주로 등극한 것은 최대의 전리품이 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홍 대표가 당내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워낙 독고다이 스타일로 계파를 지양한 탓도 있어서인지 당내 지지 세력이 없다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한다. 반면 김무성 의원은 ‘무대’라는 별명을 가진 전형적인 보스 스타일이다. 바른정당에 있을 때도 자유한국당 내에 무대계가 존재할 정도였다.
 
따라서 이제 자유한국당은 친 홍준표계와 친 김무성계의 세력 다툼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경선에서 처참히 무너진 친박계를 누가 먼저 흡수하느냐에 따라 양 측의 세력 판도가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김 양측은 친박계의 소멸을 통한 세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의 소멸은 곧 친홍계와 친무대계에게는 세력 확장의 기회다. 비록 표차이가 55대 52로 나왔지만 홍문종 후보와 한선교 후보는 친박과 범박의 연합군이다. 이들이 3표차로 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친박의 이탈이 김성태 후보의 당선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친박계는 최경환 의원과 서청원 의원이 사실상 정치적 식물인간이 된 상황이라서 단일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최경환 의원은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으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됐고, 서청원 의원도 사실상 정치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홍문종 카드로는 친박계의 결집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선교 후보도 중립단일후보라고 하기에는 친박의 색깔을 지우지 못했다는 결함이 있었다. 결국 친박계는 소멸이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다.
 
먼저 홍준표 대표는 전날 김성태 후보 당선 직후 “오늘부터는 친박계는 없다”고 공식 선언까지 했다. 이는 친박계는 이제 자신에게로 집결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사실상 전략공천을 시사하고 있는 홍 대표가 전권을 휘두를 경우 의원들의 지역구내 공천권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김무성 의원이 이를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최측근이 원내대표가 된 이상 홍 대
표의 독주를 견제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한 때 자신이 친박 좌장을 맡았던 인연을 통해 친박 흡수력을 발휘한다면 홍 대표보다 더 많은 우군을 확보할 수도 있다. 
 
특히 원내 지도부가 아닌 김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향후 정치 위기에 봉착해도 홍 대표만큼 책임을 질 위치가 아니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친박이 소멸되고, 홍 대표가 무너진다면 자연스레 김 의원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
 
자유한국당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친박의 소멸로 당내 권력구조는 친 홍준표계와 친 김무성계로 양분됐다”면서 “누가 먼저 당내 우군을 확보하느냐가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새로운 전쟁에 돌입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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